'선호도 1위' 이시바 출마선언…"총재 선출 방식 매우 유감"
아베 총리 정치적 라이벌…이번이 4번째 자민당 총재 도전
국회의원 영향력 커진 총재 약식 선거가 불리하다 판단한 듯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3) 전 자민당 간사장이 1일 '포스트 아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당원 투표 없이 총재 선거를 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로 꼽히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이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이번이 4번째다.
그는 2012년과 2018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선 아베 총리에게 패배한 바 있다.
앞서 자민당은 이날 오전 11시 총무회를 열고 당원 투표 없이 양원(참·중의원) 총회로 새 총재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자민당 당칙에 따르면 새 총재는 원칙적으로 소속 국회의원(현 394명)과 당원(394명)이 각각 동수의 표를 행사하는 정식 선거로 선출하게 돼 있다.
다만,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국회의원과 각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지부 연합회 대표(141명)만 참가하는 양원 총회라는 약식 선거로 총재를 선출할 수 있다.
자민당은 아베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당칙에 규정된 '긴급을 요하는 경우'라는 논리로 약식 선거로 결론을 냈다.
당내 국회의원 기반이 약하고 당원이나 지방 지지층이 튼튼한 이시바 전 간사장 입장에선 국회의원 표의 영향력이 더 큰 약식 선거는 불리하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차기 총리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가 이끄는 이시바파 소속 국회의원은 19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반면 자민당 주요 파벌의 지지를 받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에게는 약식 선거 방식이 매우 유리하다.
스가 장관은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細田)파(98명·이하 소속 참·중의원 수)를 비롯해 아소(麻生)파(54명), 니카이파(47명)의 지지를 받고 있다. 파벌에 속하지 않고 스가 장관을 지지하는 '스가 그룹'도 3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스가 장관은 오는 2일 저녁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자민당은 총재 선거를 오는 8일 고시하고, 14일 양원 총회를 열고 투개표를 한다는 방침이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선 집권당(자민당) 총재가 중의원에서 선출하는 총리를 맡게 된다.
새 총리 선출을 위한 임시 국회는 오는 16일에 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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