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흑인피격' 시위대 살해한 10대 지지자 두둔
"총 안 쐈으면 본인이 숨졌을 것"…사건 발생지 방문 1일 전
바이든 "대통령이 폭력 질책 거부했다" 비난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찰의 흑인 총격 사건에항의하는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10대 지지자를 두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이 지지자가 당시 총을 쏘지 않았으면 시위대의 공격으로 사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그저 도망가려 했다"며 "그가 넘어지자 시위대가 그를 매우 격렬하게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엄청난 곤경에 처해있었던 것 같다"며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을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선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들 앞에서 경찰이 수차례 쏜 총에 맞아 중태에 빠졌다.
이 사건은 커노샤를 비롯해 뉴욕,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포틀랜드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거센 항의 시위를 낳았다.
커노샤에서 건물과 차량이 불에 타는 등 과격 집회가 이어지자 시위대에 대항하기 위한 무장 자경단도 조직됐다.
그러다가 지난 25일, 자경단에 가담한 백인 청소년 카일 리튼하우스(17)가 시위대를 향해 격발해 2명이 숨지고 1명을 다치게 한 일이 발생했다. 그는 1급 고의 살인 등 6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리튼하우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다수 게재한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그가 시위 발생지인 커노샤를 방문하기 하루 앞서 나왔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이 폭력을 질책하길 거부했다"며 "다른 사람을 공격해 살인 혐의를 받는 지지자 한 명을 거부하지조차 못했다"고 비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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