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암세포 명사수' 중입자가속기 도입…2024년 운영(종합)

입력 2020-08-31 13:19
서울대병원 '암세포 명사수' 중입자가속기 도입…2024년 운영(종합)

부산 기장군 난치성 암세포 파괴 중입자가속기 기종 선정

사업자 서울대병원과 도시바·DK메디칼솔루션 계약 체결

2023년 도입해 설치·임상시험 거쳐 2024년 말 본격 운영



(부산·서울=연합뉴스) 오수희 김잔디 기자 = 서울대병원이 암세포를 파괴하는 '날카로운 명사수'로 불리는 중입자가속기를 국내에 도입한다.

서울대병원은 도시바-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과 부산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에 구축될 암 치료용 중입자가속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계약 체결식은 코로나19로 인해 화상 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진행된다.

도시바·DK메디칼솔루션 컨소시엄의 중입자가속기는 저명 학술지에 암세포를 파괴하는 '날카로운 명사수'라고 표현된 중입자가속기 중 최고 사양 제품이라고 서울대병원과 부산시는 전했다.

중입자가속기는 탄소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빔을 암세포에 조사하는 치료기기다.

높은 종양 살상 능력으로 기존에 치료할 수 없었던 난치성 암 치료가 가능한데, 정상 세포를 최대한 보호하는 동시에 암세포에만 대부분의 방사선량을 전달해 부작용을 감소시킨다.

폐암, 간암, 췌장암,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등 주요 암에 효과적이다.

실제 중입자 치료를 받으면 폐암 5년 생존율이 15.5%에서 39.8%로 늘어난 사례가 있다.

기존 방사선 치료를 받으려면 2~3주에 걸쳐 수십 차례 병원을 방문해야 했으나 중입자 치료는 초기 폐암의 경우 단 1회만으로 치료한 사례가 있다.

치료 시간도 준비 시간을 포함해 30분 정도로 짧다.

기장 중입자치료센터에 구축될 중입자가속기는 중입자 빔의 전달속도와 범위를 뜻하는 선량률(단위 시간당 방사선량 단위)과 조사야(병 발생 위치에서의 한 방향에서 조사되는 면의 범위)가 세계 최고 크기다.

환자 주변을 360도 회전하면서 어느 각도에서나 자유롭게 빔을 조사할 수 있는 최첨단 소형 초전도 회전 갠트리를 적용했다. 환자의 몸을 돌릴 필요없이 자유롭게 조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서울대병원은 설명했다.

신창호 부산시 미래산업국장은 "중입자치료는 암 치료의 다음 지평이고 이번 중입자 치료시스템 도입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며 "환자 치료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부산을 암 치료의 메카로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주관 사업자인 서울대병원은 2023년 말까지 중입자가속기를 도입한 뒤 중입자가속기 설치와 임상시험 등을 거쳐 2024년 말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계획이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중입자 치료는 암 치료의 다음 지평"이라며 "환자 치료뿐 아니라 연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최선의 암 치료를 실현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하겠다"고 밝혔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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