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서 미국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넌' 영향력 빠르게 확대
유력 신문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 170만명 추종하는 듯"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미국의 극우 음모론 집단 '큐어넌'(QAnon)이 브라질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이 큐어넌을 추종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큐어넌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단체들 사이에서 갈수록 호응을 얻고 있으며 소셜미디어(SNS)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170만명 정도가 추종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 극우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큐어넌이 보우소나루 지지자들 사이에서 갈수록 세력을 키우고 있으며 '가짜 뉴스'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껄끄러운 관계인 연방대법관들이 이들의 공격 대상이 되는가 하면 마스크 사용과 발열 검사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조치들이 방역에 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퍼뜨리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큐어넌 추종자들은 SNS상에서 익명으로만 활동하는 게 아니라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 집회에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6월 21일 수도 브라질리아 정부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보우소나루 지지자 일부가 큐어넌 추종자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함께 하자는 뜻을 의미하는 플래카드를 들고나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 피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등에서 보우소나루 지지 집회와 시위가 계속됐다.
참가자들은 대법원과 의회 폐쇄, 군부의 정치개입 등을 주장하는 등 반민주적인 행태를 보여 정치권과 법조계, 시민사회의 우려를 낳았다.
이에 맞서 좌파 정당과 시민단체들이 민주주의 수호와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정치·사회적 갈등이 고조됐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 말에 이루어진 여론조사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당시 성인 2천16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조사 결과 '민주주의 정권이 다른 어떤 정부 형태보다 항상 낫다'는 의견이 75%로 나왔다.
'민주주의 정권이든 독재정권이든 상관없다'는 답변은 12%, '특정한 상황에서는 민주주의 정권보다 독재정권이 낫다'는 답변은 10%였다.
민주주의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다타폴랴가 지난 1989년 9월부터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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