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로힝야족 난민촌 휴대폰 인터넷 차단 1년 만에 복구
미얀마의 '로힝야 사태' 발생 3년 됐지만, 해결은 오리무중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방글라데시 정부가 100만명이 모여있는 로힝야족 난민캠프의 휴대폰 인터넷 접속을 작년 9월부터 '국가 보안'을 이유로 차단했다가 1년 만에 복구했다.
30일 다카트리뷴과 외신에 따르면 모하멧 샴수도하 방글라데시 난민구호·송환청장은 "로힝야 난민촌의 3G, 4G 이동통신망이 상부 지시에 따라 28일부터 복구됐다"고 발표했다.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들은 2017년 8월 말 라카인주(州)에서 미얀마군에 쫓겨 방글라데시로 피해 난민촌에 모여 있다.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 바자르 로힝야족 난민캠프에는 약 100만명이 밀집해 살고 있다.
방글라데시 통신규제위원회는 작년 9월 휴대전화 사업자들에게 난민캠프 지역의 인터넷, 모바일 접속을 차단하고 난민들에게 유심칩(SIM카드)을 팔지 말라고 지시했다.
통신위가 이러한 지시를 하기 전 로힝야족 난민 1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난민들이 SNS를 이용해 시위를 가열시키고 폭력을 유발하는 정보를 퍼뜨린다고 보고 인터넷 접속 차단 카드를 선택했다.
휴먼라이츠워치 등 국제인권단체들은 난민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휴대폰 인터넷 접속 차단으로 코로나19 관련 정보 전파가 안 이뤄지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 인터넷은 꼭 필요하다"며 차단 해제를 촉구했다.
난민촌에서는 지난 5월 처음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 이달 16일까지 모두 7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사망자는 6명이라고 교도 통신이 세계보건기구(WHO)를 인용해 보도했다.
로힝야족이 미얀마군에 쫓겨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지 3년이 됐지만, 사태 해결은 오리무중이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미얀마로 난민 60만명을 돌려보내겠다고 명단을 줬지만, 미얀마 정부는 3만명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힝야족들은 3년 전의 학살이 재현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고 요구한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는 묵묵부답이라는 게 인권단체들의 평가다.
난민촌 로힝야족 가운데 일부는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배를 타고 밀입국을 시도하다 조난해 목숨을 잃기도 한다.
지난 6월 24일 인도네시아 어부들이 구조한 로힝야족 난민 99명은 "넉 달 전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말레이시아를 향해 출발한 뒤 15명이 숨졌고, 나머지는 빗물·소변을 마시며 버텼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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