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원주민 코로나19 공포 확산…피해 눈덩이처럼 늘어
NGO "155개 부족서 2만8천명 확진·736명 사망"…정부 집계보다 많아 ·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원주민 사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비정부기구(NGO)인 '브라질원주민연결'(APIB)은 지난 27일까지 155개 원주민 부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2만8천93명에 달하고 사망자는 736명이라고 밝혔다.
APIB는 최근 이틀 동안에만 원주민 신규 확진자가 1천3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질 보건부가 파악한 원주민 코로나19 피해는 이보다 적다.
보건부 원주민보건국은 코로나19 확진자를 2만2천579명, 사망자는 361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APIB는 보건부의 조사가 일부 지역에서만 이뤄지면서 피해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주민 지도자들도 코로나19에 걸려 줄줄이 사망하고 있다.
지난달 21일에는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주 코스타 베르지 지역에 있는 앙그라 두스 헤이스 원주민 부락의 도밍구스 베니치 부족장이 사망했고, 25일엔 중서부 마투 그로수주 아우투 싱구 지역의 카마유라 원주민 부족 지도자 주카 카마유라가 숨졌다. 지난 5일에는 아우투 싱구 지역에서 원주민 인권과 거주지 보호를 위한 투쟁으로 유명한 아리타나 야왈라피티가 사망했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이달 초 열린 대법관 전체회의에서 연방정부에 원주민 보호 대책을 명령했다.
대법원은 연방정부가 코로나19로부터 원주민 마을을 보호할 '보건 장벽'을 세우고 외지인의 원주민 땅 침범을 막아야 하며 모든 원주민이 공공보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원주민 사회에서 피해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원주민·인권단체들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원주민 사회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는 자주 나오지 않고 있다.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은 지난 2010년 발표한 센서스 자료를 통해 원주민 인구를 81만7천900여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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