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기자회견 관전포인트…건강·거취·개각·코로나대책
오늘 오후 5시 총리관저 회견…日정부, '건강 이상설' 진화 주력
9월 개각 단행 여부도 주목…코로나 대책 주도하는 모습 보일 듯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합 대책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건강 문제도 언급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지난 17일과 24일 아베 총리가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이나 게이오(慶應)대학 병원에서 진찰을 받음에 따라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다시 악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빠르게 확산했다.
이날 오후 5시 총리관저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에선 '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총리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어떤 설명을 할지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아울러 9월로 예정됐던 내각과 집권 자민당 간부 인사의 연기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일정대로 정부와 당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힐지도 관전 포인트다.
코로나19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아베 총리가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에도 일본 내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건강하다"고 설명하며 임기 완주 의지 밝히나
요미우리와 마이니치 등 일본 주요 일간지는 이날 아베 총리가 발표할 코로나19 대책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면서 아베 총리의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건강을 이유로 사퇴 의사를 표명할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는 현지 언론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앞서 일본 정가 일각에선 아베 총리가 1차 집권 때인 2007년 9월 궤양성 대장염을 이유로 조기 사퇴한 것을 근거로 이번에도 지병을 이유로 사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 일본 정부와 자민당 고위 관계자들은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과 조기 사퇴설을 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7일 보도된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몸 상태에 관해 "하루에 두 번 정도 만나고 있는데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가 임기를 완주할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에 "물론 그렇다"고 답변했다.
자민당의 한 간부는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을 통해 건강 이상설에 대해 "스스로 설명하는 것이 좋다"면서 "(기자회견에서) 건강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지난 25일 보도했다.
이들의 발언을 종합해보면, 아베 총리는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공직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힐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조기 사퇴설을 차단하기 위해 임기 완수 의지를 피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건강하고 임기를 완수하겠다고 밝혀도 건강 이상설이 완전히 불식될지는 의문이다.
일본 최대 주간지인 '슈칸분슌'(週刊文春)은 전날 발행된 9월 3일 호에서 아베 총리의 지병이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했고 심지어 악화해 투석의 일종인 '과립공흡착제거요법'(GCAP) 시술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주간지인 '선데이 마이니치(每日)'는 이날 인터넷 기사를 통해 "(아베 총리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해 GCAP를 받았고, 암 검사도 받았다고 한다"는 자민당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 9월 내각·당 간부 인사 예정대로 할 수 있을까
아베 총리가 예정대로 내각과 당 간부 인사를 단행할지도 향후 일본의 정치 일정에 중요 변수로 꼽힌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로 9월로 예정된 내각 및 당 인사가 10월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자민당 내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지난 25일 보도한 바 있다.
내각 및 자민당 인사가 연기되면 내년 9월 임기 만료를 앞둔 아베 총리가 구상하는 정치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며,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 현상)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자민당 총재를 세 번 연임한 아베 총리는 지지율 급락으로 네 번 연임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인사로 후계 구도를 위한 정지 작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력 누수를 우려한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각과 자민당 인사를 예정대로 하겠다고 밝힐 가능성이 있다.
'포스트 아베' 후보 중 한 명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9월 내각 및 자민당 인사를 비롯해 향후 정치 일정에 대해 "지금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코로나19 대책 등을 이유로 소폭 인사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인사와 관련해 "당초 포스트 아베 향방과 관련해 총리가 어떤 포진을 펼칠지 관심을 모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 대책의 연속성을 유지한다는 의미로 인사를 하더라도 소폭 교체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 코로나 대책…내년 상반기 전국민 백신 확보 목표 제시할 듯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1시에 열리는 정부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논의한 종합 대책을 기자회견을 통해 설명하면서 코로나19 대책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의 동시 유행이 우려되는 이번 겨울에 대비해 의료제공 체제를 확보하고 검사체제를 확충한다는 방침을 밝힐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한다는 목표도 제시할 것이라고 마이니치와 요미우리는 전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의료기관 지원과 고용 유지를 위한 '고용 조정 조성금' 지급 기한 연말까지 연장 등 일련의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다만,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경증자와 무증상자도 원칙적으로 입원을 권고하는 규정을 개정하는 방침도 언급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무증상자와 경증자까지 병원에 입원해 의료기관의 부담이 크다는 취지지만, 입원의 강제력이 없어지면 감염 확산 방지가 어렵다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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