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트럼프와는 제대로 된 토론 안돼…바이든, 하지 말아야"
"트럼프, 품위 떨어지는 방식으로 행동할 것"…바이든 "토론현장 팩트체커 될 것"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제대로 된 토론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조 바이든 대선 후보와 토론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는 어떤 토론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미국 대통령이 진실, 증거, 자료, 사실과 연관된 방식으로 처신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트럼프)와의 대화도, 미국 대통령직에 관한 논쟁도 정당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와 토론할 때 발언하는 클린턴 후보의 뒤로 가서 어슬렁거리는 등 '무대 장악'을 위해 위압적이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한 것을 거론,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을 그렇게 스토킹한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토론에서도 "아마도 대통령으로서 품위가 떨어지는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라며 "그는 매일 그렇게 행동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또한 그가 토론이 무엇에 관한 것이어야 하는지를 경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속임수 속의 행사"가 아니라 "미국 국민과의 대화가 되도록 하자"며 두 후보가 토론 대신 청중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개별 행사를 가질 것을 제안했다. 그는 각 후보가 제안을 상세히 설명하는 정책 연설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펠로시 의장은 "바이든 캠프는 다르게 생각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TV 리얼리티쇼 진행자를 지내 순발력이 뛰어나고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자기주장을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의 트럼프 대통령은 TV 토론에 강한 자신감을 보여왔다.
그는 대선후보토론위원회에 9월 말로 예정된 첫 토론을 우편투표 전인 9월 초로 앞당겨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는 변호사 출신으로 6선 상원의원에 2차례 부통령까지 지냈지만, 토론 능력이 약하고 실언도 잦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그는 이날 MSNBC와 인터뷰에서 "토론을 하는 동안 현장에서 팩트 체커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이 사람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 다소 병적인 경향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9월 29일(오하이오주), 10월 15일(플로리다주), 10월 22일(테네시주) 등 3차례 TV 토론에서 맞대결한다. 10월 7일에는 부통령 후보 간 TV 토론(유타주)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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