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전대] 바이든-해리스, 트럼프 수락연설 맞춰 선제적 협공 포문(종합)

입력 2020-08-28 07:29
[미 공화 전대] 바이든-해리스, 트럼프 수락연설 맞춰 선제적 협공 포문(종합)

공화전대 3일간 '전략적 침묵' 후 트럼프 수락연설 앞두고 팀플레이 '극적효과'

저격수 해리스 돌직구 '전담'…캠프광고도 방영, 연설 김빼기 대대적 맞불작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통령·부통령 후보인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조가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후보직 재지명 수락연설에 맞춰 대대적 협공에 나섰다.

앞서 지난 3일간의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비교적 대응을 자제하며 '전략적 침묵'을 보이던 이들이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연설을 몇시간 앞두고 '선제적 맞불'을 위한 팀플레이 작전을 펼치며 자신들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융단폭격에 대한 무력화를 시도한 것이다. 극적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저격수'를 자임해온 '전사' 해리스 상원의원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연설의 상당부분을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비판에 할애, 거침없는 돌직구로 화력을 과시했다. 후보 지명 당시를 빼고는 첫 본격적인 무대 데뷔였던 이날 연설을 트럼프 대통령의 수락연설일에 맞춘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 CNN방송에 따르면 그는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초기 코로나19 대응 실책을 문제 삼으며 "중국이 팬데믹 초창기에 국제 전문가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주지 않고 있었을 때 중국에 맞서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바로 트럼프"라고 직격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는 얼어붙었고 겁먹었다. 그리고 그는 쩨쩨하고도 앙심을 품은 사람이었다"며 "그는 주식 시장에 집착했으며 중국 정부에 굴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이해하지 못한다. 트럼프는 미국 국민의 안녕에 대한 무모한 묵살을 보여줬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신은 처음부터 잘못했고 계속해서 잘못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재앙적이었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공화당 전당대회는 도널드 트럼프의 자아를 달래주고 그의 기분을 좋게 해주기 위한 한가지 목적을 위해 설계됐다"며 "그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직무에 대해 실패했다. 여러 위기의 시대에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데 실패했다. 그리고 여전히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의원은 비무장 흑인이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백인 경찰의 총에 맞은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과 관련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말한대로 블레이크에게 가해진 총격이 우리나라의 영혼을 관통했다. 그것은 보기에 끔찍하다"며 "이것은 너무 익숙하다.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실은 미국에서 흑인의 삶이라는 것이 온전한 인간으로 대우받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거리로 몰려나온 평화적 시위자들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우리는 이들과 약탈을 자행하고 폭력 행위를 범하는 자들을 혼동해선 안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해리스 의원의 검사 출신 이력을 들어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상세한 '기소'를 했다면서 그가 검사의 연장통에 손을 집어넣어 공격을 가했다는 비유적 표현을 쓰기도 했다.



앞서 바이든 후보도 이날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 주요 배경으로 활용되는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가 고수해왔던 모든 기본 규칙과 원리들을 휘두르고 있다"며 "그는 백악관을 소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치법(공무 중에 혹은 공직에 따른 권한을 동원해 정치 활동을 할 수 없으며 공직자의 정치 활동에 연방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법) 논란을 정면으로 제기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가 재선에 도전하면서 이와 같은 일을 하거나 내가 백악관 잔디밭이나 로즈가든에서 그러한 일을 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바이든 후보는 또한 블레이크 사건 이후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경찰의 과잉총격을 당한 데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격화하는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그는 이 문제를 자신에 대한 정치적 이득으로 여긴다"며 "그는 더 많은 폭력을 응원하고 있다. 그가 하는 일은 불에 기름을 들이붓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전날 전당대회 수락연설에서 '조 바이든의 미국에서는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데 대해 "우리가 현재 가진 문제는 우리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안에 있다는 것"이라고 반격했다.

바이든 후보는 위스콘신주를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것이라면서도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들어 현장 방문이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며 "내가 대통령이라면 나는 (위스콘신에) 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캠프는 이날 수락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부적격성 공격 등 실정론을 부각하는 광고도 '표적 편성'했다. CNN은 해리스의 연설과 바이든의 인터뷰, 그리고 광고가 바이든 캠프의 맞불작전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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