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화재, 삼림파괴에 그치지 않아…호흡기 질환자 급증
신생아·고령자 피해 커…올해 들어서도 증가세 지속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로 발생하는 연기 때문에 주변 지역에서 호흡기 질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가 삼림파괴에 그치지 않고 사람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의 아마존환경연구소(IPAM)와 보건정책연구소(IEPS),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보건·환경 당국의 자료와 전문가 인터뷰를 근거로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가 호흡기 질환자 증가를 가져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아마존 열대우림 주변 지역에서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 가운데 최소한 2천195명이 열대우림 화재 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체 입원 환자 가운데 생후 1년 이하 신생아가 500명, 60세 이상 고령자가 1천명 수준이라고 전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에 월평균 100∼150명이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했고, 7∼8월에는 230∼290명 수준으로 늘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그럼에도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화재로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11일 아마존 지역 국가 정상들과 화상대화를 통해 "아마존 열대우림이 불타고 있다는 비난은 거짓말"이라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의 현실은 언론 보도나 외국 정부의 비판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브라질·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페루·수리남·베네수엘라·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있다.
전체 아마존 열대우림 가운데 브라질에 속한 지역은 '아마조니아 레가우'(Amazonia Legal)로 불리며, 국토의 59%를 차지한다. 브라질의 27개 주 가운데 9개 주가 열대우림을 끼고 있다.
브라질 과학기술혁신부 산하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화재는 8만9천178건이었다.
2018년의 6만8천345건보다 30%가량 늘었고, 최근 10년을 기준으로 하면 2017년(10만7천439건)과 2015년(10만6천438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에 발생한 화재는 1만39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8천821건보다 18%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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