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전대] 첫날 피날레 흑인의원 "바이든-해리스 되면 사회주의 유토피아"
"트럼프 뽑아야 '아메리칸 드림' 실현"…민주 주하원의원도 출격해 민주당에 '맞불'
유색인종 인사 '출연'으로 인종차별주의 논란 차단하며 흑인 표심 자극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인 24일(현지시간) 찬조연설 무대에는 흑인 출신 인사들이 잇따라 올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엄호하면서 '바이든 때리기'에 나섰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태 이후 다시 불거진 인종차별주의 논란 등으로 인해 이탈한 흑인 표심을 붙잡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트럼프 호텔에서 한블록 떨어진 '앤드루 W 멜론 대강당'에서 진행된 이날 찬조 연설의 피날레는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이 장식했다.
스콧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의 기록에 대해 전체 그림을 그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나를 위해 찍지 않으면 진정한 흑인이 아니다' 등 논란을 일으킨 바이든 후보의 발언을 끄집어내며 바이든 후보가 소수집단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흠집내기를 시도했다.
또한 바이든 후보가 상원 법사위원장 시절 수백만 명의 흑인계 미국인을 가두는 범죄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과거 전력도 거론했다.
그는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조지 플로이드와 브레오나 테일러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2020년은 우리가 수십년간 보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나라를 시험대에 올렸다"며 경찰의 폭력으로 희생된 흑인들의 이름을 거론한 뒤 "이번 선거는 단지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에 관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약속에 관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오늘날 상황이 1860년대나 1960년대보다 나빠졌다는 급진적이고 근거없는 주장에 굴복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스콧 의원은 특히 바이든 후보와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에 대해 "정말이다.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는 문화적 혁명, 근본적으로 다른 미국을 원한다"며 "우리가 그들을 허용한다면 그들은 우리나라를 사회주의자들의 유토피아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이념 공세도 가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우리에게 그 길은 특히 성공하길 바라는 열심히 일하는 국민을 단지 고통과 빈곤으로 이끈다는 것을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스콧 의원은 '약속의 땅'이라는 이날 주제에 맞게 자신의 성공 스토리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그는 3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목화밭에서 일해야 했던 자신의 할아버지가 손자가 미 하원 및 상원의 첫 흑인 의원이 되는 것을 보게 됐다면서 "우리 가족은 한 일생에 걸쳐 '목화'에서 '의회'로 갔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다음 미국의 세기는 지난 세기보다 좋을 것이라고 믿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밤 나는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아메리칸 드림을 현실로 만들 최상의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지난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등 공화당 출신 인사가 대거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데 대한 맞불로 민주당 소속 주의회 하원의원을 연단에 세우기도 했다.
버논 존스 조지아주 하원의원은 "여러분은 평생 민주당원이 왜 공화당 전대에서 이야기하고 있는지 의아해할 것이다"며 "여기에 답이 있다. 민주당은 흑인들이 그들의 정신을 지배하길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수십년간, 수세대간 그곳에 있기를 강요받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자유로운 사람들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우리를 앞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미국이 필요로 하는 대통령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에 대해서는 "결과를 내놓을 47년이라는 세월이 있었지만 말만 있을 뿐 행동은 없었다"고 직격하며 흑인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실적을 부각했다.
하원의원들도 출격, 바이든 후보와 민주당에 대한 낙인찍기를 이어가며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호소했다.
의원야구대회 연습도중 총격을 받아 부상한 바 있는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는 "좌파가 경찰의 예산을 끊길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 변호인단에 자문역을 담당한 짐 조던 하원의원도 민주당을 향해 "경찰 예산을 끊으려고 한다", "여러분의 총을 빼앗으려고 한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강성 친(親) 트럼프 인사인 맷 개츠(플로리다) 하원의원은 바이든 후보에 대해 "지하실에 거주하는 바이든에 의한 나쁜 결정을 받아들이지 말라"며 외부 행보가 활발하지 않음을 비아냥댔다.
그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과 사회주의자들이 바이든 후보를 '다른 이들에 의해 쓰여지고 제작된 영화'의 엑스트라로 만들려고 한다는 식의 주장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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