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검찰청 큰불…'고위급 수사 막으러?' 원인조사
검찰청사 1979년·2003년 화재, 화장실서 폭탄 터진 사례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검찰총장 집무실이 있는 검찰청사에 큰불이나 21시간 만에 진화됐다.
검찰청사에는 과거 두 차례 큰불이 났었고, 화장실에서 폭탄이 터진 사례도 있기에 일각에서는 '고위급 수사를 막으려 방화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24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22일 오후 7시 10분께 자카르타 남부 블록엠 근처 검찰청사 6층에서 불이 시작돼 1층까지 번졌다.
소방차 65대와 소방관 200여명을 투입했으나 워낙 큰 불이라 다음날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잔불까지 모두 진화됐다.
다행히 이슬람 설을 맞아 20일부터 나흘 연속 연휴 기간에 불이 났기에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검찰청사 상당 부분이 전소됐기에 네티즌들은 '고위층 수사 자료를 인멸하기 위한 방화가 아니냐'는 등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화재로 검찰총장실과 지능 파트, 행정 파트 사무실이 훼손됐다.
부르하누딘 검찰총장은 "(지금까지) 현장에서 인화 물질이나 방화증거가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검·경 합동조사반은 이날 오전부터 현장검증 등 화재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청 대변인은 "수사 관련 자료들은 화재가 닿지 않은 별도의 장소에 보관돼 있어 안전하다"며 화재 원인에 대한 추측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카르타 검찰청사에 큰불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9년 1월 9일 불이나 6층 건물 오른쪽 상당 부분이 탔고, 2003년 11월 22일에는 2층 전기패널과 3층 재무실에서 하루 두 차례 연달아 불이 났다.
2000년 7월 5일에는 검찰청사 부속 화장실에서 폭탄이 터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고, 2㎏의 또 다른 폭탄이 다른 층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이번 화재로 인도네시아에서는 고위급이 연루된 부패사건을 조사하던 수사관이 현직 경찰관에게 '황산 테러'를 당한 사건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17년 4월 반부패위원회(KPK) 선임 조사관 노블 바스웨단(43)이 모스크에 새벽기도를 다녀오다 오토바이에 탄 경찰관 두 명에게 황산 테러를 당해 왼쪽 눈을 실명하고, 오른쪽 눈은 상당 부분 시력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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