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지사,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도 외면에 항의 시위

입력 2020-08-24 10:16
도쿄지사,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도 외면에 항의 시위

올해도 추도문 안 보낼 방침…트위터서 해시태그 항의 확산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東京都) 지사가 간토(關東)대지진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도쿄도청 앞에서 열렸다.

2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 22일 밤에 열린 시위에는 약 50명이 참가해 '나는 추도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고이케 지사를 향해 추도문을 보낼 것을 요구했다.

이번 시위는 재일교포 차별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 온 도쿄도 세타가야(世田谷)구 거주 자영업자의 호소로 성사됐다.

트위터에서도 '#고이케 유리코는 9월 1일 추도문을 보내라'라는 해시태그가 확산하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요코하마(橫浜)시 거주 한국인 남상욱(41) 씨는 "(도쿄)지사가 메시지(추도문)를 보내면 많은 도민이 역사를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증오 없는 미래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9월 1일에는 도쿄도 내 요코아미초(橫網町)공원에서 일본 시민단체 주도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도식이 40년 이상 개최돼 왔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이노세 나오키(猪瀨直樹),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등 과거 도쿄지사들은 재직 중 이 추도식에 추도문을 보냈으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현 지사는 2017년부터 보내지 않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올해도 추도문을 보내지 않을 방침으로 전해졌다.



1923년 9월 1일 도쿄도 등 간토 지방에는 규모 7.9의 대형 지진이 발생해 10만5천여명이 희생됐다.

당시 혼란 속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조선인이 방화한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퍼지자, 자경단과 경찰, 군인 등이 재일 조선인들을 닥치는 대로 학살했다.

당시 독립신문의 기록에 따르면 이렇게 학살된 조선인의 수는 6천661명에 달한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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