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피격 우크라 여객기 희생자에 기꺼이 배상"

입력 2020-08-22 21:08
이란 "피격 우크라 여객기 희생자에 기꺼이 배상"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데흐거니 잔가네 이란 민간항공청장은 22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가 격추한 우크라이나항공(UIA) 여객기의 희생자에게 기꺼이 배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잔가네 청장은 이날 국영 IRNA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그 실수(격추)에 책임을 인정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다"라며 "따라서 이란은 벌어진 사건의 손해를 모두 배상하는 협상에 기꺼이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 외무차관이 우크라이나 당국과 여러 차례 손해배상과 관련해 협상했고 10월에 테헤란에서 회의가 열릴 것"이라며 "희생자 모두는 국제법의 틀 안에서 차등없이 보상받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격추 사건의 배상금 지급과 관련해 이란의 일부 현지 언론에서 이란 정부가 아닌 해당 여객기가 계약한 보험사가 배상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보도된 적도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 측에서도 이란이 손해 배상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우크라이나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이 임박한 긴장 속에 발생했다.

1월 3일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무인기로 폭사시키자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1월 8일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22발을 발사했다.

공교롭게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지 1시간여 뒤인 오전 6시 12분께 우크라이나 보잉 737-800기종 여객기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이륙했고, 3분 뒤 혁명수비대가 쏜 방공미사일 2발에 맞아 추락해 폭발했다.

이 사건으로 이 여객기에 탄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모두 숨졌다.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인 82명, 캐나다인(이란 이중국적자)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 등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 여객기를 미국이 이라크에서 테헤란을 향해 쏜 순항미사일로 오인하고 실수로 격추했다고 해명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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