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야권운동가 나발니 차 마신 뒤 의식불명(종합)

입력 2020-08-20 15:39
수정 2020-08-21 16:22
'푸틴 정적' 야권운동가 나발니 차 마신 뒤 의식불명(종합)

대변인 "공항서 차 마시고 기내서 땀흘려"…병원 "중태"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44)가 의식불명 상태로 산소호흡기를 단 채 병원 중환자실(ICU)에 입원해있다고 그의 대변인 키라 아르미슈가 20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미슈는 트위터로 나발니가 이날 오전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던 중 기내에서 건강문제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나발리가 탄 비행기가 옴스크에 비상착륙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미디어조나' 등 현지매체에 나발리가 비행기를 타기 직전 공항 카페에서 차를 마셨으며 기내에서 땀을 흘리다가 화장실에 가서 의식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나발니가 공항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모습과 비행기에서 들것에 실려 구급차로 옮겨지는 모습 등이 올라왔다.



아르미슈는 "나발니가 차에 섞인 무언가 때문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이날 아침에 그가 마신 것은 차밖에 없다. 의사들이 말하길 뜨거운 액체에 섞인 독극물이 더 빨리 흡수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타스통신은 나발니가 입원한 '옴스크 제1구급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그가 독극물에 노출된 환자를 치료하는 중환자실에 있으며 중태라고 보도했다.

나발니는 수십차례 투옥된 바 있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운동가로 푸틴 대통령이 2036년까지 장기집권할 수 있게 길을 연 지난 6월 개헌 국민투표를 '쿠데타', '위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작년 7월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구금된 상태에서 알레르기성 발작을 일으켜 입원한 바 있다. 당시 그의 주치의는 "알 수 없는 화학물질에 중독됐다"는 소견을 밝혔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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