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통상임금 승소에 경영계 "유감"

입력 2020-08-20 14:21
기아차 노조 통상임금 승소에 경영계 "유감"

경총 "인건비 부담 가중돼 경영상 위기 초래할 것"

한경연 "기업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기아차[000270] 통상임금 소송에서 노조가 사실상 최종 승소하자 경제단체들이 기업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일 통상임금 판결 관련 코멘트를 내고 "노사가 합의한 임금체계를 성실하게 준수한 기업에 일방적으로 막대한 규모의 추가적인 시간외수당을 부담하게 하는 것으로, 경영계는 심히 유감스럽게 여긴다"고 말했다.

이날 대법원은 기아차 노조 소속 3천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정기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판결을 유지하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통상임금은 법정 수당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추가로 수당을 지불해야 한다.

경총은 "대법원 판결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신의칙에 따른 예외 적용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는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제시하는 신의칙의 판단 근거인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의 기준이 불분명한 데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경총은 "법원은 통상임금의 신의칙 적용기준을 주로 단기 재무제표를 근거로 판단하는데, 이는 치열한 경쟁 속에 전략적으로 경영활동을 하는 기업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들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12% 이상으로,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 경쟁력이 악화하고 있는데 이번 판결로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결과적으로 중대한 경영상 위기를 가져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총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위기에 처한 데 관한 고려는 전혀 없는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추광호 경제정책실장은 이날 낸 통상임금 판결 관련 코멘트에서 "예측치 못한 인건비 부담이 급증해 기업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추광호 실장은 "신의칙을 적용할 수 있는 기업경영 어려움에 관해 구체적인 판단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산업계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기업경영 위축으로 노사 모두가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려면 통상임금 논란의 본질이 입법 미비에 있는 만큼 신의칙 적용 관련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여 소모적인 논쟁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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