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 전대] 찬조연설자들 메시지, '바이든은 좋은 사람' 부각 올인
인간적 면모·공감능력 띄우기…코로나 위기 속 트럼프 리더십과 차별화 주력
4년전 트럼프 '힐러리 낙인' 전략 재연 경계하며 '노망·좌파 프레임'에 맞불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 등장한 수많은 찬조연설자의 공통된 메시지는 '조 바이든=좋은 사람'이라는 프레임으로 수렴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에 휘말리지 않는 동시에 트럼프 리더십과의 차별화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전당대회의 큰 메시지: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대 연설자들이 조 바이든에 대해 '공감 능력'이 있는 인물', '보살피는 지도자', 그리고 무엇보다 '디슨트(decent)한 사람'으로 홍보했다면서 '디슨트'라는 표현에 주목했다.
첫날인 17일밤 강렬한 연설로 4년 전에 이어 다시 한번 회자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도, 4년 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였던 존 케이식 전 오하이오 주지사도 'decency', 'decent'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WP는 전했다.
'decent'는 '품위있다', '사람이 괜찮다'는 뜻을 지닌 형용사이며 'decency'는 그 명사형이다.
전당대회에서 후보의 인간적 면모를 강조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올해는 더더욱 특별한 울림을 보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유권자들로 하여금 '인기없는 현직 대통령'보다 바이든을 더 싫어하도록 설득하는 데 성공하느냐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달려서다. 트럼프의 낙인 전략을 차단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특히 민주당은 4년전의 '악몽'을 되새기고 있다.
공화당이 2016년 대선 당시 상당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혐오 인물'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성공한 전철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WP는 민주당이 이번 전대에서 바이든을 흥미진진하진 않더라도 동정심 많고 보살펴주는 인물로 묘사하는 데 주력, 4년 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치명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경제적 붕괴, 사회적 불안의 시대에서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문제점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해줄 지도자에 굶주려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거의 50년 가까이 공인으로서 지내왔지만, 여전히 상당수 유권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점도 이러한 대대적 이미지 부각 전략 구사에 대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위기의 시대에 이러한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울림을 주기를, 그리고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며 일상적으로 정적들을 모욕하는 현 대통령과 강력한 대비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번 전대 연설자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픈 개인사도 반복적으로 거론하며 그가 평범한 사람들의 역경과 나라 전체의 힘든 상황을 자신과 동일시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적 면모와 공감능력을 부각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특히 이러한 메시지 발신은 트럼프 캠프가 이번주 들어 바이든 전 부통령을 '노망나고 급진적이며 더 나빠진' 것으로 보이게 하는 새로운 광고를 뿌린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캠프는 바이든을 '노망나고 부패한 사회주의자'의 어두운 이미지로 묘사한 새로운 2개의 광고를 내놓은 상태이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도 "민주당이 바이든을 '정상으로 되돌릴'(back-to-normal) 후보자로 부각하고 있다"며 다른 해 같으면 이러한 주제는 단조롭고 대단치 않아 보일 수 있지만, 팬데믹과 심각한 경제 붕괴, 그리고 인종적 정의 문제를 둘러싼 긴장 상황 속에서 유권자들이 추구하는 바라는 바일 것이라는 게 바이든 캠프의 생각이라고 보도했다.
정상화와 유능함에 대해 안심을 시켜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성 및 특성과 대비시켜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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