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이스라엘과 평화협약 기대' 언급한 외교부 대변인 해임

입력 2020-08-19 22:31
수단, '이스라엘과 평화협약 기대' 언급한 외교부 대변인 해임

이스라엘과 수교 논의설에 민감한 반응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수단 정부는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하이다르 바다위 외교부 대변인을 해임했다고 AP,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바다위 대변인은 하루 전인 18일 '스카이뉴스 아라비아' 채널에 출연해 "수단 정부는 이스라엘과 평화협약을 맺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로이터와 인터뷰에서는 "수단과 이스라엘 간 접촉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다위 대변인의 발언이 보도된 뒤 오마르 카마르 알딘 수단 외교부 장관 대행은 "대변인의 발언에 놀랐다"며 "외교부는 이스라엘과 외교관계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단 정부가 바다위 대변인을 해임한 것은 이스라엘과 수교 논의설이 불러올 파장을 우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아프리카 대륙 북동부에 위치한 수단은 국민 대부분이 이슬람교 수니파 신도이고 아랍연맹(AL) 회원국이다.

압델 파타 알부르한 수단 주권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2월 우간다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비공개로 회동했다.

당시 이스라엘 언론에서는 두 지도자가 양국 외교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수단 과도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아랍국가들은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이유로 이스라엘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만큼 수교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편이다.

이스라엘이 이달 13일 걸프지역 국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평화협약을 맺은 뒤 엘리 코헨 이스라엘 정보부 장관은 수단을 이스라엘과 수교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로 꼽았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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