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오피스텔 구하기도 힘들어…전셋값 2억원 돌파(종합)

입력 2020-08-19 17:58
서울 오피스텔 구하기도 힘들어…전셋값 2억원 돌파(종합)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도 고공행진…'깡통전세'도 속출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량 2006년 통계 공개 이래 최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서울 오피스텔의 평균 전셋값이 2억원을 넘기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19일 KB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셋값은 지난 6월 2억47만원으로 2억원을 돌파했고, 지난달에는 2억100만원으로 더 올랐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은 지난 6월과 지난달에 80.3%로 나타나 2010년 7월 KB 오피스텔 통계가 공개된 이래 가장 높았다.

경기 오피스텔의 평균 전셋값도 지난 4월 1억7천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에 1억7천424만원까지 상승했다. 전세가율 또한 역대로 가장 높은 83.8%로 나타났다.

정부 공인 시세 조사기관인 한국감정원 통계로도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평균 전세가율은 83.5%로, 2018년 1월 오피스텔 가격 동향 조사 통계 공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서울도 각각 84.3%, 82.8%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피스텔은 월세 수익을 위한 대표적인 임대수익형 상품으로, 전세 공급이 상대적으로 적어 전세가율이 높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지난달 31일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을 계기로 오피스텔 전세가 더욱 부족해지고 가격이 치솟을 조짐을 보인다.

올해 잠정 집계된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4만161실로, 공급이 가장 많았던 2016년 물량(9만2천418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오피스텔은 매매가가 오르는 것보다 전셋값이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오피스텔 전세 매물도 점점 부족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오피스텔의 가파른 전셋값 상승세로 곳곳에서 '깡통전세'가 속출하고 있다.

깡통전세는 전셋값이 매맷값에 육박하거나 더 높아져 나중에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있는 오피스텔인 '강남 지웰홈스' 전용면적 29.87㎡는 지난달 9일 2억1천800만원(6층)에 팔렸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의 전세는 같은 달 20일 2억1천500만원(3층)에 거래됐다. 매매가와의 차이는 300만원에 불과하다.

경기 고양 일산동구 백석동에 있는 오피스텔인 '백석역동문굿모닝힐Ⅱ'는 지난달 18일 전용면적 29.33㎡가 1억원(3층)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의 전세는 같은 달 15일과 31일 1억2천만원에 거래됐다. 매매가보다 전셋값이 2천만원 높은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량은 이날 기준으로 4천369건을 기록, 2006년 관련 통계가 집계·공개된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아직 실거래 등록 기한(30일)이 남아 있는 만큼, 매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거래량은 1천580건으로, 2008년 6월 매매량(1천725건) 이후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최근 집값 상승이 계속되고 전셋값마저 크게 오르면서 아파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다세대·연립주택뿐 아니라 오피스텔로도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저금리 환경으로 풍부해진 유동자금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로 몰리는 측면도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5월 수도권 비규제지역과 지방 광역시 민간택지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을 강화하기로 한 이후 약 3개월 동안 지방 5대 광역시(부산·대전·대구·울산·광주) 오피스텔 매매량(2천17건)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9%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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