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 전대] "화상방식, 트럼프와 차별화…정치신예 등장엔 불리"

입력 2020-08-19 02:11
[미 민주 전대] "화상방식, 트럼프와 차별화…정치신예 등장엔 불리"

코로나19로 첫 화상 진행…"바이든 '몸 낮춘' 전략과 맞지만 지루하고 어색"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이 17일(현지시간) 사상 초유로 진행한 화상 방식의 전당대회의 효과를 놓고 엇갈린 품평이 나온다.



민주당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기 위해 20일까지 나흘짜리 전당대회를 준비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에 따라 오프라인 대형행사를 취소하고 청중 없이 생방송과 녹화물 중계를 오가는 화상 전대로 바꿨다.

이전처럼 대형 체육관에 수많은 대의원과 지지자가 모여 함성을 지르고 손뼉을 치는 장면이 없어지고 텅 빈 스튜디오에 선 사회자 진행에 따라 유력 정치인부터 시작해 일반인까지 화면을 통해 연결하는 방식이 동원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 이런 진행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고 보건 전문가의 조언을 따르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봤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한때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듯한 태도로 비판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을 대비시키는 효과도 볼 수 있다.

WP는 화상 전대 시간이 2시간으로 줄어든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코로나19로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외 행보가 줄어 실수 가능성을 낮춘 가운데 짧아진 전대 시간 역시 다른 정치인에게 비슷한 위험 요인을 감소시켰다는 것이다.



반면 새로운 형식이 지루했다는 것은 단점이다. 이는 시청자를 감소시키고 이전 전당대회 방식에 비해 충성 지지층의 분위기를 덜 달아오르게 해 투표 참여를 약화할 위험이 있다.

정치 신예가 등장할 기회가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상원 의원 시절이던 2004년 전당대회 연설을 통해 큰 주목을 받으며 정치적 위상이 올라간 것이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WP는 "오프라인 전대가 열렸다면 민주당의 떠오르는 다양한 별들이 연설할 시간을 더 많이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1월 대선은 트럼프냐, 반(反)트럼프냐가 핵심 구도여서 전당대회 형식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상당수 유권자가 바이든 호불호보다는 트럼프 지지, 반대 입장에 따라 표심을 정해 부동층이 극소수인 상황이어서 전대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뜻이다.

WP는 "선거를 2달 반 앞두고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여전히 많다"며 "그러나 지금은 민주당의 '몸을 낮춘' 전략이 작동한다. 지루하고 어색한 화상 전대가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음으로써 이 전략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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