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미국 F-16 수십대 구입 확정"…미중갈등 더 커질듯
'하나의 중국' 외치는 중국반발 불가피
날로 악화하는 미중갈등에 추가악재 예상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대만이 미국 F-16 전투기 최신모델 수십 대를 사들이는 계약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져 미중갈등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AFP, 블룸버그 통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자국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이 10년간 620억 달러(약 73조6천억원) 규모의 F-16 해외판매 계약을 확보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방부는 록히드마틴의 초기 인도 물량이 90대라고 밝혔으나 발표문에 전투기들의 목적지를 적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구매처가 대만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대만은 공군력 강화를 위해 차세대 F-16 전투기 66대를 구입하기로 하고 작년에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얻은 바 있다.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도 미국의 F-16 전투기 판매 계약을 보도하며 "미 국방부가 구매자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의회 승인을 받은 대만의 F-16 66대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미 대만은 1992년 구입한 F-16 전투기들을 운용하고 있다.
AFP통신은 새 계약에 따라 대만은 최신 기술과 무기를 탑재한 더 현대적인 항공기를 갖게 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고급 전투기를 사게 된 것은 1992년 당시 조지 H.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50대의 F-16 판매를 승인한 이후 처음이라고 주목했다.
이번 계약은 날로 악화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추가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8월에 F-16 거래 계획이 발표됐을 때 화춘잉 당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심하게 위배된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미국이 계획을 중단하지 않으면 중국이 강력히 대응할 것이며 미국이 모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은 대만을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외교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을 대만에 파견해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중국을 자극했다.
에이자 장관은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1979년 이후 대만을 방문한 미 행정부 최고위급 인사로 기록됐다.
미국과 중국은 대만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홍콩 자치권, 남중국해 영유권, 중국 신장의 무슬림 인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등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AFP, 블룸버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은 이번 F-16 계약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더 경색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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