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오바마 "해리스, 흑인 여성 최초지만 마지막은 아냐"
오바마 여사, 대선행 티켓 쥔 카멀라 해리스에게 축하 메시지
해리스, 부통령 후보 지명 후 첫 인터뷰서 "여성 정책 우선시"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자라나는 소녀들은 이제 자신과 닮은 누군가가 나라를 이끌 수 있다는 걸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일 것이다. 왜냐면 카멀라 해리스가 최초일지는 몰라도 마지막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흑인 여성 지도자의 '아이콘' 미셸 오바마 여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낙점되면서 주요 정당에서 최초로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가 된 해리스 상원 의원에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아내인 미셸 여사는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아무리 신문을 펼쳐봐도, TV를 켜봐도 유색인종 여성 지도자를 찾기 힘들었던 어린 소녀들에게 해리스 의원이 희망과 변화의 상징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셸 여사는 "당신이 얼마나 준비하든, 어떤 성적을 얻든, 직장에서 얼마나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든 항상 누군가 당신에게 자격이 없다고 말하려고 기다리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흑인이자 여성으로 살아가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변화는 더디고 좌절될 수 있지만 발전하고 있다는 신호는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면서 자메이카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 부통령 후보 자리에 오른 해리스 의원을 자랑스러워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마사 존스 역사학 교수도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해리스 상원의원의 민주당 부통령 후보 지명이 띠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계에서 흑인 여성들은 과거 '최초' 타이틀을 생성해내는 개인이었다면, 이제는 하나의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하면서 해리스 상원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이 이를 상징한다고 존스 교수는 설명했다.
미국 각계 여성 지도자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는 해리스 의원은 이날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후 처음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여성 정책을 최우선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 특히 백인이 아닌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육아휴직, 보육환경, 노후계획 등에 관한 정책을 마련할 때 세심하게 신경을 쓰겠다는 게 해리스 의원의 구상이다.
해리스 의원은 "미국에서 증오와 분열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흑인 여성들이 투표장에 나와야 한다"며 "이들에게 투표하라고 독려하려면 그들이 겪는 문제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바이든과 해리스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신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을 두고 '미국에 존재했던 가장 실질적인 장벽 하나를 무너뜨리겠다는 결심'이었다며 '흑인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삼은 대담함'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해리스 의원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 신분으로 처음 진행한 인터뷰는 미국 여성에게 투표권을 보장한 미국 수정헌법 제19조에서 이름을 딴 비영리 매체 '제19조'(The 19th)와 진행했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차별적인 발언을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지만, 해리스 의원은 여성에게 특화된 매체와 첫 인터뷰를 하면서 오히려 자신이 여성이라는 점을 당당히 부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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