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홍콩당국에 자료 직접 제공 중단

입력 2020-08-14 15:52
구글, 홍콩당국에 자료 직접 제공 중단

홍콩보안법 대응 조치…"법무부 통해 처리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구글이 홍콩보안법 시행에 따라 향후 홍콩 당국으로부터의 자료 요청에 직접적으로 응대하는 것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 홍콩 경찰에 이같은 입장을 전달하고, 대신 앞으로는 어떠한 자료 요청이라도 미국과 홍콩 간의 형사사법공조조약에 따라 법무부를 통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종류의 자료 요청에 대해서는 홍콩을 사실상 중국과 똑같이 대우하겠다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자료 요청에 응하는 데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는 절차를 따르게 된다.

구글은 중국 본토에서는 접속이 차단돼 있지만 홍콩에서는 접속 가능하다.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홍콩보안법 9조와 10조는 '홍콩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해 학교, 사회단체, 언론, 인터넷 등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이들에 대한 선전·지도·감독·관리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홍콩 경찰은 이를 근거로 포털 등이 제공하는 기사나 정보가 홍콩보안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경우 삭제를 요구할 수 있으며, 소셜미디어 등에서 소문을 퍼뜨리는 행위 등도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홍콩보안법이 통과된 직후 홍콩에서는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자신의 계정을 삭제하거나 홍콩을 떠나는 움직임이 일었다고 WP는 전했다.

앞서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는 홍콩보안법 시행 직후 홍콩 정부의 자료 제공 요청에 대한 검토작업을 중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홍콩 당국의 자료 요청을 외교적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구글의 이번 결정은 미국이 지난 7일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홍콩의 정치적 자유가 억압되고 있다며 홍콩과 중국 관리 11명을 제재하는 등 양국 긴장이 더욱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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