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UAE 관계 정상화에 유엔·서방 '일단 환영'
유엔총장 "이-팔 '2국가 해법' 실현에 도움되길"
프랑스도 이스라엘 서안합병안 중단에 호평
팔레스타인 집단반발…이란 "수치스럽다" 맹비난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이스라엘이 걸프 아랍국가 중 처음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자 유엔은 갈등해소의 계기가 될 가능성을 주목해 일단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프랑스와 같은 서방 국가도 국제사회의 고민거리이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서안 합병안이 중단됐다는 점에서 지지를 보냈으나 팔레스타인은 강하게 반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3일(현지시간) 양국의 결정을 반기며 이번 합의가 중동 평화를 위한 '2국가 해법'(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각각 독립국으로 공존하는 구상) 실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자치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국제법 위반에도 불구하고 자국 영토로 삼는다는 계획을 UAE와의 이번 합의에 따라 중단하기로 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스라엘의 서안 합병안을 두고 "사실상 협상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며, '2국가 해법' 실현 가능성을 깨뜨리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유엔 결의와 국제법, 양자 간 합의에 따라 '2국가 해법'을 실현하는 의미 있는 협상에 다시 참여할 기회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제현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있는 프랑스도 이스라엘과 UAE의 역사적 합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의 영토 합병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은 긍정적인 조치"라며 "이는 최종적 결정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이어 "이번 합의는 국제법과 합의의 틀 안에서 양국이 독립된 국가를 세우기 위한 협상을 재개할 수 있게 됐음을 보여준다"면서 "이는 정의로우며, 지속적인 평화를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이란을 비롯한 이슬람 시아파가 주류를 이루는 일부 아랍국가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13일(현지시간) 이번 합의안과 관련해 항의의 표시로 UAE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를 자국으로 철수시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의 요청에 따라 주 UAE 팔레스타인 대사를 불러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아바스 수반이 이끄는 파타와 경쟁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UAE와 이스라엘의 이번 합의에 반발하며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를 냈다.
소식통은 진영 간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의 모든 정파가 (이스라엘과의) 정상화 합의를 거부하기 위해 연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이슬람 수니파 국가로 분류되는 UAE의 이번 합의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을 견제하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도 양국의 합의가 "수치스럽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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