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무인기 공격에 이라크 장교 사망하자 "이라크 책임"

입력 2020-08-14 01:06
터키, 무인기 공격에 이라크 장교 사망하자 "이라크 책임"

터키, 지난해부터 이라크서 쿠르드반군 PKK 소탕 작전 중

터키 무인기 공격으로 이라크 대대장급 장교 2명 사망

터키 "이라크 내 PKK 제거는 이라크 책임…터키에 협조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이라크 영공을 침범한 터키군 무인기(드론)의 공격으로 이라크군 장교 2명이 사망한 데 대해 터키가 '이라크의 책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터키 외교부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PKK(쿠르드노동자당) 테러 조직은 이라크 은신처에서 수년간 터키에 대한 공격을 자행해 왔으며, 이라크의 주권과 영토 보전, 안보, 안정성에도 도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PKK는 터키 내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조직으로 터키 당국은 이들을 최대 안보 위협 세력으로 여긴다.

이들은 쿠르드족 밀집 지역인 터키 동남부와 시리아 북동부,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 등을 근거지로 40년 이상 무장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는 PKK와 혈통이 같지만 자신들의 분리·독립 운동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 다만, 쿠르드자치지역 북부의 산간에 은거하는 PKK를 적극적으로 배척하지는 않는다.

터키군은 지난 해부터 이라크 북부에서 PKK 소탕 작전을 벌였으며, 올해 6월부터 이라크 영토로 더 깊숙이 들어가는 '발톱 호랑이' 작전을 전개 중이다.

이라크 정부는 터키군의 자국 영토 내 군사작전에 대해 경고해 왔으나 터키는 이를 무시해왔다.

지난 11일에는 터키의 무인기 공격에 대대장급 장교 2명과 운전병 1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터키의 공격으로 이라크군이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라크 총리실은 터키군의 공격과 관련, "이라크 주권에 대한 위험한 침범 행위"라며 "터키 정부는 이라크 국경 지대에서 모든 군사 작전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터키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무엇보다 이라크 영토의 PKK 세력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은 이라크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터키는 이라크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나, PKK의 이라크 주둔이 용인되는 한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때마다 국경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라크 정부에 이런 방향으로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요청한다"며 "다른 국가와 지역 단체도 터키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을 하기보다 테러리스트를 지지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포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