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주영 미국대사, 여성·인종차별 논란
외교 경험없는 사업가 출신…국무부는 "조치 필요없어" 옹호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탁한 주영 미국 대사가 여성과 인종차별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런던의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우디 존슨 대사의 부적절한 발언을 신고했다는 국무부 감찰관실 보고서 내용을 보도했다.
감찰관실 보고서는 "존슨 대사가 종교와 성, 인종 문제에 대해 부적절한 언급을 했다"고 지적했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적시하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NYT 취재에 따르면 존슨 대사는 런던에서 흑인 역사 관련 행사를 계획하던 흑인 여직원에게 '대사가 흑인들만 있는 행사에 참석해 연설할 필요가 있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한 존슨 대사는 여성 출입이 금지된 런던의 사교클럽에서 업무와 관련된 행사를 하면서 여성 직원을 동석시키지 않고 남성 직원만 불렀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와 함께 흑인과 여성 직원의 외모와 관련된 발언으로 대사관 내에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무부는 감찰관실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존슨 대사에 대해 공식적인 조처를 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필립 리커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차관 대행은 감찰관실에 보낸 공문에서 존슨 대사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교육 영상을 봤다는 사실을 전달하면서 대사관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고만 밝혔다.
존슨 대사는 미국의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 창업주의 증손자로서 미국프로풋볼(NF) 뉴욕 제츠의 구단주다.
2017년 6월 주영대사로 지명될 때까지 아무런 외교 경험이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특별한 관계에 힘입어 중책을 맡았다는 평가다.
존슨 대사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면서 150만달러(한화 약 17억8천만원)를 기부했다. 올해 2월에도 트럼프 재선 캠프에 57만5천달러(약 6억8천만원), 트럼프 대통령 대선 자금을 모금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100만달러(약 12억원)를 쾌척했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존슨 대사는 명예롭고 전문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지지 입장을 밝혔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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