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멸종된 코뿔소 '줄기세포'로 복제 추진

입력 2020-08-13 10:25
말레이시아, 멸종된 코뿔소 '줄기세포'로 복제 추진

말레이 영토 내 마지막 수마트라 코뿔소 작년 폐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가 자국 영토에 한 쌍밖에 남지 않았던 수마트라 코뿔소가 지난해 폐사한 뒤 줄기세포 기술로 복제를 추진하고 있다.



13일 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수마트라 코뿔소는 한때 동남아 거의 전역에 서식했지만, 현재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보르네오섬 인도네시아령에 80마리 정도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에는 마지막 남은 수컷 수마트라 코뿔소 탐(Tam)과 암컷 이만(Iman)이 코뿔소 보호구역에서 보살핌을 받았지만, 각각 작년 5월과 11월에 폐사했다.

탐은 고령에 따른 신장·간 부전으로 치료받다 죽었고, 이만은 자궁 종양이 커지면서 수차례 대량 출혈로 고생하다 떠났다.

수마트라 코뿔소는 코뿔소 중 덩치가 가장 작고 아시아 코뿔소 중 유일하게 뿔이 두 개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이다.

말레이시아는 2011년부터 체외수정을 통해 수마트라 코뿔소를 번식시키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이제 줄기세포 복제 기술에 희망을 걸고 있다.



인도네시아 영토에는 수마트라 코뿔소들이 남아 있기에 말레이시아 당국은 인도네시아와 손잡고 이만에게서 채취한 난자를 인공수정해 자국 영토 내 수마트라 코뿔소를 복원하길 희망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이 문제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뿔소 줄기세포 복제연구에 참여 중인 분자생물학자 무하맛 로크만은 "나는 매우 자신 있다"며 "모든 것이 제대로 작동하고, 다 같이 지지해준다면 (복제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과학자들은 폐사한 탐과 이만의 세포를 가지고 인공 정자와 인공 난자를 만들어 수정한 뒤 배아를 관련 종의 '대리모'에 이식해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완전한 동물을 복제해 내려면 줄기세포 관련 기술이 더 많이 발전해야 한다.

해당 연구를 돕고 있는 인도네시아 과학자 아리프 보디오노는 "복제까지 5년, 10년, 20년이 걸릴지 모른다"며 "일본 연구진이 인공만능줄기세포(iPS)로 사람의 췌장 등 장기배양 실험에 일부 성과를 거두는 등 기회가 계속 열려있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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