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의 부통령 후보, 변호인단 심층조사…깐깐했던 '마라톤검증'

입력 2020-08-13 04:40
11명의 부통령 후보, 변호인단 심층조사…깐깐했던 '마라톤검증'

"해리스 첫 면접서 잘해…트럼프 혼란상 극복할 국정운영 파트너가 기준"

WP, 해리스 '바이든 러닝메이트' 최종관문 통과하기까지 뒷얘기 소개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당신의 어젠다는 무엇인가. 도널드 트럼프가 당신에 대해 어떠한 별명을 붙여줄 것 같은가"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후보군에 포함된 인사들이 첫 면접조사에서 부닥친 송곳 질문들이라고 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의 부통령 러닝메이트 낙점과 관련, 12일(현지시간) '바이든의 흔치 않은 부통령 선정 절차 이면:힘든 질문들, 11명의 최종 후보들, 그리고 많은 변호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해리스 의원이 최종관문을 통과하기 까지 유달리 깐깐했던 '마라톤 후보 검증' 과정의 뒷얘기를 전했다.

첫 인터뷰는 전체 험난한 여정의 시작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들 11명의 최종 후보들은 12∼15명의 변호사로 이뤄진 맞춤형 패널의 심층조사를 받았다고 WP가 전했다. 물론 최종 판단의 주체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었다.

이번 선정 과정은 여러 면에서 역대 부통령 후보 선발 절차와는 같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일찌감치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비상하게 시선이 집중되면서다.

이 과정에서 수백명의 흑인 활동가들과 의원들, 오피니언 리더들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흑인 여성을 낙점해야 한다고 압박하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 주변 인사들은 부통령 후보 선정 절차에 대해 '광범위하고도 힘든 절차'로 묘사했다고 한다. 예상대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해리스 의원이 최종 티켓을 거머쥐는 결과로 이어지긴 했지만 막판까지 불확실성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이든 캠프의 세드릭 리치먼드 공동의장은 WP에 "바이든 전 부통령의 많은 고민은 누가 그의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일할 수 있는지, 누가 그의 승리를 돕고 취임 첫날부터 준비가 될지에 대한 것이었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자료와 과거 이력, 그 외 여러가지를 살펴봤다고 전했다.

1차 검증은 전직 상원의원, 로스앤젤레스(LA) 시장, 바이든 참모 출신 인사, 현직 하원의원 등 4인이 공동의장을 맡은 팀에 의해 이뤄졌다.

이들은 적임자를 논의하기 위해 정당 활동가와 이해관계 그룹, 그 외 이해당사자들과 120시간 이상 면담을 가졌다고 관련 상황을 잘 아는 한 인사가 WP에 전했다.

이들은 또한 짝을 이뤄 20명 이상의 초기 후보들과 만난 뒤 후보 압축을 위해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에 대한 발표를 준비했었다고 한다.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개인적으로 공동의장을 돌아가며 만나 추가 조언을 구했다는 후문이다.

이들 공동의장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전 부통령의 초점은 처음부터 누가 그를 도와 우리나라를 도널드 트럼프가 초래한 혼란상으로부터 이끌어갈 최상의 국정운영 파트너가 될 것인가에 있었다"고 밝혔다.

해리스 의원은 공동의장단과의 첫 면담을 잘 수행해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결과 현안에 대한 지식이라는 면에서 인상적인 균형감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먼저 세상을 떠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 보와의 인연, 이민자 부모 자녀로서의 경험 등 개인적 이야기도 풀어냈다고 한다. 해리스 의원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시절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이었던 보와 가깝게 지냈으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전날 지명 직후 해리스 의원과 아들 보의 인연을 거론한 바 있다.

해리스 의원은 지난해 6월27일 민주당 경선후보 1차 TV토론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했던 데 대해 회한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밝힌 대로 해리스 의원에 대한 앙금을 씻어낸 상태였다고 한다.

문제의 TV토론이 있은 지 한참 뒤 두 사람은 다시 잘 지내게 됐다고 WP는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대선 경선 도중 해리스 의원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의 생일날 공항 터미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됐다.

엠호프 변호사가 바이든팀과 컵케익을 나눠 먹는 동안 바이든 전 부통령과 해리스 의원은 멀찌감치 떨어져 거닐면서 따로 대화를 나눴고 이를 통해 관계를 다시 돈독히 할 수 있었다고 당시 대화 내용을 아는 인사들을 인용해 WP가 전했다.

최종적으로 11명의 후보는 지난 9일간 바이든 전 부통령과 일대일 면담을 진행했다고 WP가 전했다. 이 중 일부는 대면으로 했고, 일부는 화상으로 했다고 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조언을 구한 상대 중 하나였던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공식 발표가 이뤄진 11일 바이든 전 부통령으로부터 해리스 상원의원 낙점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한다. 클라이번 원내총무는 WP에 "나는 평생 그와 이야기한 것보다 지난 며칠간 더 많이 했다"고 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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