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 공매도 금지연장될까…오늘 토론회

입력 2020-08-13 06:15
'기울어진 운동장' 공매도 금지연장될까…오늘 토론회

내달 15일 공매도 한시 금지 종료…"금지 연장 vs 재개" 평행선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한시 금지됐던 공매도 거래 재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지 조치의 연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13일 오후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규제 방향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한다.

토론회에는 학계·업계·투자자 등 분야별 패널이 다양하게 참석해 주제 토론을 진행하고 바람직한 규제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 연장부터 공매도 재개까지 여러 가지 선택지를 열어놓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재개룰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주가지수가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을 벗어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공매도 금지의 필요성 자체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는 연중 고점을 경신하며 2018년 6월 이후 26개월 만에 2,400선을 돌파했다.

전날 종가는 2,432.35로 올해 3월 19일 기록한 연저점(1,457.64)과 비교해 974.71포인트(66.9%) 뛰어올랐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을 놓고 봤을 때 현재 코스피는 상당히 비싼 수준"이라면서 "과도하게 올라간 주가의 제자리를 잡아주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앞서 공매도 거래를 제한적으로 금지했던 유럽·대만의 경우 최근 금융시장 안정을 고려해 지난 5∼6월에 이미 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공매도가 재개되면 향후 외국인의 순매수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라는 위험회피(헤지) 수단이 마련되면 외국인은 이를 바탕으로 현물시장 순매수에 적극성을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매도 재개가 모처럼 상승 행진을 이어가는 코스피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공매도 재개 이후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그동안 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공매도 자체가 개인 투자자들을 소외시키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된다.

한국거래소 공매도종합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금지 조치를 발표한 지난 3월 13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이뤄진 공매도 거래대금 가운데 외국인 비중이 55.1%, 기관 투자자 비중이 43.7%를 각각 차지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은 1.2%에 그쳤다.

공매도 투자는 사실상 외국인과 기관의 전유물인 셈이다. 그만큼 공매도 재개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도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를 놓고 금융 당국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순히 투자자 여론에 따라 제도 방향을 결정하기보다 당국에서 먼저 명확한 거래 정상화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올해 3월 코로나19가 촉발한 폭락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9월 15일까지 6개월간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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