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집값 안정 넘어 하향조정해야…매주 시장상황 살필 것"

입력 2020-08-10 17:30
수정 2020-08-10 17:33
홍남기 "집값 안정 넘어 하향조정해야…매주 시장상황 살필 것"

"정책 책임, 청와대보단 내각이 져야…내일 그만둬도 사과나무 심겠다"

"의왕 아파트 매각 계약 완료…고위공직자, 다주택 해소 솔선수범해야"

(세종=연합뉴스) 박용주 김연정 차지연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정책 담당자로서 부동산 가격 안정에 만족하지 않고 일부 과도하게 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정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부동산 정책을 통해 집값을 안정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하향 조정까지 필요하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다만 "의지대로 되는 것은 아니고 시장 수급에 의해 판단되는 것"이라며 "정부로서 1차적 목적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을 살피겠다며 "정부 대책이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이번만큼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제가 매주 상황을 점검하겠다"며 "주택 공급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국민에게 그 과정을 소상히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정부 내에서도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 감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관계장관회의에서 짚어볼 것"이라고 답했다.

부동산 문제가 불거진 뒤 청와대 비서진이 사의를 표명하고 홍 부총리 자신의 거취에 대한 설왕설래도 이어지는 데 대해선 "정책에 책임이 있다면 청와대보단 내각이 져야 한다. 특히 경제정책에는 부총리인 제가 상당히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늘 말한 것처럼 직에 대한 연연보다도 당장 내일 그만두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2주택자였던 홍 부총리는 최근 경기 의왕 아파트를 처분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1주택 1분양권을 가지고 있다는 여러 지적을 받아서 일단 주택은 아직 명의 이동이 되지 않았으나 계약은 돼 (다주택 상황이)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주택 고위공직자가 집을 판다고 해도 주택공급에 보탬이 되는 것은 별로 없다"면서도 "다만 지금처럼 주택 문제로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고위공직자라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바람직하지 않으냐. 1급 이상 고위공직자들은 강제할 순 없겠지만 다주택 해소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집값 급등 책임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정책이라는 게 정권별로 두부를 자르듯이 딱딱 잘리는 것이 아니고 상당한 시차가 있다"며 "과거 정부에 시행된 정책이 지금 효과를 나타내는 것도 있고 지금의 정책 효과가 3∼4년 뒤 나타날 수도 있어 어느 정부 책임이라고 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발표한 6·17, 7·10, 8·4 부동산 대책에 대한 각종 비판 여론에 적극적인 반박과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과 관련해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들어가는 데 굉장히 거부감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때 주민들이 원하는 민간 시공사와 용역사를 선정할 수 있고 시공사 브랜드로 아파트를 브랜드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임대주택 물량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임대주택은 결코 기피시설이 돼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사업 수립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금 인상을 두고는 "극단적으로 다주택을 통해 차익을 노리려는 투기지역 수요를 줄이려는 게 정부의 1차적 목표고 선의의 2주택자 피해는 최소화하는 게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이라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면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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