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소도시와 농촌, 코로나19 '새 핫스폿' 우려

입력 2020-08-10 15:32
인도 중소도시와 농촌, 코로나19 '새 핫스폿' 우려

바이러스 전국 확산세…"이주노동자 귀향으로 급증"

뉴델리 등 대도시는 완화…신규 확진 4일째 6만명대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인도에서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이 새로운 '핫스폿'(집중 발병 지역)으로 떠올랐다.

수도 뉴델리, 최대 경제 도시 뭄바이 등 거대 도시의 확산세가 최근 다소 완화됐지만, 13억8천만 인도 인구의 3분의 2가량이 사는 농촌 지역에서 감염자가 급증한 것이다.

10일 인도 각 주의 코로나19 감염 상황 집계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비하르주,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등 그간 코로나19 직격탄에서 비껴있던 주들에서 최근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인구 2억2천만명으로 인도 최대 주인 우타르프라데시에서는 하루 4천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안드라프라데시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1만명을 넘어섰다.

우타르프라데시의 주도인 러크나우의 경우 하루 확진자 수가 지난달 하순 200∼300명에서 최근 500∼700명으로 증가했다.



인도 전체 739개 지구(district, 시·군과 비슷한 개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온 지역의 수도 710곳을 돌파했다. 이제 바이러스가 인도 전역으로 확산한 것이다.

이처럼 인도 곳곳에 코로나19가 번진 것은 이주노동자의 대규모 이동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인도 보건 전문가 프리티 쿠마르는 AFP통신에 "지난 3월 봉쇄령이 내린 뒤 대도시 이주노동자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고향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들 이주노동자는 가족과 함께 우타르프라데시 등 시골로 되돌아갔는데 이 과정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했다는 것이다.

인도의 시골 지역은 의료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데다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 두기'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 감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낙후된 시설에 격리되거나 주민 사회에서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한 이들이 검사를 기피하는 것도 문제다.

당국이 실시하는 검사 수 자체도 매우 적은 편이다. 우타르프라데시의 경우 100만명당 1만4천명꼴에 불과할 정도로 검사 빈도가 낮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공식 집계에 잡히지 않은 감염자나 사망자가 실제로는 엄청나게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한두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도의 핫스폿'이라고 불렸던 뉴델리, 뭄바이 등의 확산세는 최근 상당히 개선됐다.

뉴델리에서는 6월 한때 4천명에 육박하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나왔으나 지금은 1천명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당국 관계자는 "뉴델리의 경우 다른 지역 주민이 검사하러 와서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제외하면 뉴델리 지역 사회의 최근 확산세는 상당히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10일까지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21만5천7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보다 6만2천64명이 늘어난 것으로 하루 확진자 수는 4일 연속 6만명대를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4만4천386명으로 전날보다 1천7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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