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치 선언' 베트남, 갑작스러운 코로나 재확산에 의견 분분(종합)
사망자도 13명…변종설·밀입국설에다 "무증상 환자로 다낭에 퍼졌을 수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공 국가로 불린 베트남에서 최근 코로나19가 갑작스럽게 재확산하면서 그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10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트남 보건부는 이날 코로나19 환자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 명은 다낭 출신 33세 여성이며, 다른 한명 역시 다낭에 사는 47세 여성이다.
이로써 그동안 한 명도 없던 사망자는 다낭발(發) 재확산 이후 계속 늘어나 13명으로 '급증'했다.
전날에는 31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모두 다낭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이거나 다낭발 환자와 접촉한 이들로 조사됐다.
베트남은 강력한 입국 제한을 통해 코로나 확산을 억제해왔고, 그 결과 4월 말에 일찌감치 코로나 퇴치를 공식 선언했다.
석 달 이상 지역감염이 제로(0)를 기록하면서 경제 활동 재개 속도도 빨라졌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100일 만에 중부 다낭에서 외국에 다녀온 적이 없는 57세 남성이 코로나에 감염된 것이 확인된 이후 재확산이 시작됐다.
영국 BBC 방송은 전문가들도 베트남의 갑작스러운 코로나 재확산에 당혹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멜버른의 버넷 연구소의 마이클 툴 교수는 "뭐가 잘못됐는지 잘 모르겠다"며 "첫 번째 코로나 확산 당시처럼 베트남 정부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툴 교수는 베트남의 재확산 사례는 "조그만 틈이라도 생기면 바이러스는 그 틈 안으로 들어가 급속히 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옥스퍼드대 임상 연구 부문의 로디어 반 둔 교수 역시 베트남 코로나19 재확산의 진원지가 어디인지는 여전히 커다란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100일 만에 처음 코로나에 감염된 57세 다낭 남성이 어떤 경로로 감염됐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훨씬 강한 변종이나,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오는 밀입국자들이 재확산의 원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실제 지난달 다낭과 꽝남성에서 각각 27명과 21명의 밀입국 중국인이 잇따라 적발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들이 다낭발 코로나 재확산을 가져온 원인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되지 않았다.
이보다 전문가들은 지역감염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던 100일 동안 무증상 환자들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적발되지 않은 채 지역사회로 퍼졌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또는 격리 절차에 허점이 생기면서 확진자가 성급하게 격리 해제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베트남 코로나19 사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시드니 대학의 저스틴 비어즐리 전염병 부문 부교수는 방송에 "100일 만에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오기 전 수 주 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낭에서 유포되고 있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응우옌 타인 롱 베트남 보건부 장관도 지난 4일 "보건부는 역학조사와 예측 모델, 전문가 의견을 참고해 7월 초 또는 7월 8∼12일부터 국내감염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으며 점차 확실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비어즐리 부교수는 또 베트남은 코로나 억제를 위해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해 왔음에도 그 보호막을 약하게 만드는 일부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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