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국, 우편투표 통한 위조·사기 훨씬 쉬워"…北도 거론

입력 2020-08-09 02:22
트럼프 "외국, 우편투표 통한 위조·사기 훨씬 쉬워"…北도 거론

"가장 큰 위험은 우편투표"…'외국의 선거개입 손쉬운 통로' 거듭 주장

선거 개입 가능 세력 나열하며 중국·러시아·이란과 함께 북한 언급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과 연계 시켜 우편투표 문제점을 거듭 언급하면서 선거 개입 가능 세력으로 러시아, 중국, 이란과 함께 북한도 거론했다.

8일(현지시간) 백악관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개인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미 대선 개입 가능성에 대한 정보당국의 판단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위험은 우편투표"라며 우편투표 문제를 꺼냈다.

그러면서 "그것은 '보편적인 우편투표'라고 불린다"며 "(우편투표의 경우) 그것이 러시아든 중국이든 이란이든, 북한이든, 많은 다른 나라든 간에 그들이 투표용지를 위조해 보내는 것이 훨씬 더 쉬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이 보편적 우편투표로 사기 치기가 훨씬 더 쉽다"고 덧붙였다.

외국의 손쉬운 선거 개입 및 조작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우편투표에 대한 거부감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따라서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 중 하나가 정확히 그것"이라며 "이는 큰 문제이다. 큰 문제이다"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이날 선거 개입과 관련, 중국이 가장 큰 위협일지도 모른다며 "알아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 모두를 주시하려고 한다. 우리는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국가 방첩 안보센터(NCSC) 윌리엄 에바니나 소장은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과 러시아, 이란의 미 대선 우려를 제기하면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길 바라고, 러시아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폄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성명에 북한은 따로 언급되진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우편투표가 사기 내지 부정선거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대선 연기론을 전격 제기했을 당시에도 "민주당도 외국이 선거 개입을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식이 우편투표라는 것을 안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그는 그 뒤에도 이번 대선에서 보편적인 우편투표가 전면적으로 도입될 경우 "수백만 장의 우편투표 용지가 외국과 다른 이들에 의해 인쇄될 것"이라면서 우편투표가 외국의 선거 개입 통로가 될 것이라는 프레임을 내세우며 이를 우편투표 반대 명분의 하나로 활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북한 거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외국의 대선 개입을 경계하며 이들 4개국 등을 개입 시도 가능성이 있는 세력으로 꼽아온 연장선 상으로 보인다.

앞서 폴 나카소네 미국 국가안보국(NSA) 국장 겸 육군 사이버사령부 사령관도 지난달 20일 러시아와 중국, 이란과 함께 북한을 지난 2016년 미 선거 당시 영향을 미친 세력으로 지목, 이번 대선에서의 사이버 선거 개입 가능성에 대해 거듭 경고하며 강력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이란, 북한과 매우 빨리 합의를 이룰 것이라는 메시지도 발신했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