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만선 릴레이…HMM 21분기만의 흑자 '눈앞'
2만4천TEU급 컨테이너선 9척 중 7척 만선…업계 2분기 흑자 전망
해외 선사 선박 감편 영향…하반기 흑자는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HMM[011200](현대상선의 새 이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연이어 만선을 기록하며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HMM은 4월부터 2만4천TEU급(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9척을 투입해 그중 7척이 만선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호가 1만9천621TEU를 싣고 유럽으로 출항해 선적량 세계 신기록을 세운 데 이어, 2호선인 오슬로호도 최대 선적량이 넘는 1만9천504TEU를 실었다.
또 3호선인 코펜하겐호를 포함해 1∼3호선 모두 '백홀(돌아오는 노선)'에서 만선을 기록했다. 통상 백홀의 평균 화물적재율은 50∼60%지만 코펜하겐호는 101%에 달했다.
HMM은 올해 9월까지 대우조선해양[042660] 7척, 삼성중공업[010140] 5척 등 2만4천TEU급 총 12척을 순차적으로 인도받고, 내년 상반기에는 현대중공업에서 1만6천TEU급 8척을 인도받을 계획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 유력하다. 흑자 전환할 경우 2015년 1분기 이후 21분기만이다.
코로나19로 낮아졌던 물동량이 점차 정상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지만 선사들은 아직 운항 선박을 늘리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운임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3대 해운 동맹 중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도 코로나19로 수요 감소가 우려됨에 따라 동서항로의 감편 체제를 8월에도 유지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컨테이너 운임 종합지수(SCFI)는 미주 노선 중심으로 운임이 오르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1천103.47포인트, 8월 들어서는 1천107.39포인트를 기록했다.
여기에 저유가 기조로 인한 비용 절감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해운 동맹(얼라이언스)에 소속된 대형 컨테이너 선사들이 감편을 많이 하면서도 운임은 낮추지 않고 있다"며 "운임이 낮아지지 않았는데 저유가로 비용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HMM의 대형 컨테이너선을 앞세운 '규모의 경제' 전략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주효했다.
2만4천TEU급 컨테이너선은 유럽항로 평균 선형인 1만5천TEU급 선박에 비해 15%가량 운항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HMM은 또 올해 4월부터 디얼라이언스의 정회원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물동량 확보에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물동량이 늘고 해운 업황이 개선되며 실적이 좋아졌다기보다는 해외 선사 선박 감편의 수혜를 누렸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 선사들이 하반기부터 선복량을 늘리면 운임이 하락해 실적 상승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한준 KTB투자증권[030210] 연구원은 "HMM은 배가 다니지 않는 상황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을 움직였기 때문에 흑자 전환이 가능한 것"이라며 "다만 언제든지 해외 선사들이 다시 배를 움직일 수 있어 실적 상승세가 지속가능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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