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코로나19 사망 10만명 눈앞…더 커지는 '대통령 책임론'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혼선 초래"…전문가들 '부정주의 행태' 지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을 눈앞에 두면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정적 관계인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는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에 대한 인식과 대응 방식을 맹비난했다.
도리아 주지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를 '가벼운 독감'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말라리아약인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코로나19 대응에 혼선을 초래한 사실을 짚었다.
도리아 주지사는 "지금까지 10만명 가까운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 이것은 가벼운 독감도 가벼운 감기도 아니다"라면서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10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사회적 격리 강화와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손 씻기 등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백신 접종이 전국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브라질의 가톨릭 주교 150여명이 보우소나루 정부의 교육·문화·보건 정책을 비판하는 서한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생명보다 경제를 우선하는 비윤리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교들은 "보우소나루 정부는 빈곤층을 외면하고 무관심할 뿐 아니라 위기 대응에도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부정주의 행태'가 브라질을 끔찍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다고 비난했다.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기 위해 현실을 무조건 부정하는 바람에 코로나19 피해가 더 커졌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날 뉴스포털 UOL이 진행한 화상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보우소나루 정부의 안일한 인식과 부정주의 행태가 사태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상파울루 주립대의 나탈리아 파스테르나키 교수(미생물학)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통제를 위해 과학이 제공하는 모든 것을 부정하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브라질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291만2천212명, 사망자는 9만8천493명이다. 따라서 이날 또는 8일에는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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