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정부기관은 미국산 의약품·장비 사라" 행정명령(종합)
코로나19 상황서 의료분야 '바이 아메리카'…나바로 "중국 등 외국 의존 줄일 것"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정부 기관에 특정 의약품과 의료장비에 대해 미국산 구매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CNN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주의 월풀 세탁기 공장을 방문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행정명령은 미 정부 기관들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필수 의약품을 미 공급업체로부터 구매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보았듯이 미국은 우리 자신을 위해 필수적인 장비와 의약품을 생산해야 한다"며 "언젠가 우리에게 제품을 거부할 수 있는 중국과 전 세계 다른 나라들에 의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중국은 개인보호장비(PPE) 생산에서 세계를 지배해오고 있고, 미국에서 의약품 처방전의 90%는 일반 의약품으로 채워지며 소비되는 의약품 3알 중 1알은 인도의 제네릭 의약품(특허만료 약물의 복제약) 제조업체가 생산한다고 CNN은 전했다.
앞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도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행정명령과 관련, "필수 의약품, 마스크·장갑·고글 등의 의료용품, 인공호흡기 같은 의료기기에 대해 우리는 위험할 정도로 외국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행정명령에는 연방 정부가 특정 필수 의약품과 의료장비에서 미국산 구매를 의무화하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조항을 비롯해 미국 신약의 승인을 가속하기 위한 조치, 첨단 제조기술 사용 활성화 조치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로 국장은 바이 아메리카 조항의 경우 보건복지부와 국방부, 보훈부 등이 특정 필수 품목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미국산 제품만을 구매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거나 의약품이나 장비가 미국에서 충분히 생산되지 않거나 가격이 오른 경우 등에는 예외가 적용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식품의약국(FDA)이 이번 명령의 영향을 받는 필수 의약품의 목록과 투입량, 대책 등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로 국장은 "미국은 새로운 전염병 발병으로부터 시민, 중요 인프라, 군대 및 경제를 보호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긴급상황에서 중국과 같은 다른 나라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명령이 위조 의약품의 인터넷 판매도 단속할 것이라면서 이 중 상당수는 중국에서 왔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산 상품 구매를 줄곧 강조해왔다.
그는 2017년 4월 연방기관의 미국산 구매를 장려하는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자'(Buy American, Hire American)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작년 1월엔 공공인프라 프로젝트에 미국산 제품을 우선 사용하는 '바이 아메리카' 행정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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