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싱크탱크 "남중국해 中수역 침범한 베트남 어선 증가세"

입력 2020-08-06 10:46
중국 싱크탱크 "남중국해 中수역 침범한 베트남 어선 증가세"

SCSPI 보고서 "7월 베트남 어선 90여척 중국 수역 침범"

미·베트남 남중국해 협력 강화 조치후 보고서 발표 주목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과 중국이 국제 분쟁 수역인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한 싱크탱크가 최근 들어 중국 측 수역을 침범한 베트남 어선들이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6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싱크탱크인 남중국해전략태세감지계획(南海戰略態勢感知計劃·SCSPI)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7월 베트남 어선 90여척이 남중국해 중국 수역을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SCSPI는 7월 남중국해 중국 수역을 침범한 베트남 어선의 수는 6월의 75척보다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SCSPI는 지난 7월에 최소 702척의 베트남 어선이 중국 본토와 하이난(海南)섬 부근에서 어로 활동을 한 것으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수역에서 활동한 어선 가운데 일부는 근접 정찰을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하는 해양 민병대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SCSPI는 관련 데이터를 선박 자동식별시스템(AIS)으로부터 수집했다고 밝혔으나, 자료의 신빙성이나 정확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 시각도 있다.

SCSPI의 보고서는 미국이 베트남과 기술제공과 정보 공유 등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베트남의 어업관리와 법 집행, 감시체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의 불법적인 어로 활동 및 위협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및 국제적인 법 집행기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베트남과 중국은 천연가스와 석유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수십 년 동안 대립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어선이 중국 해양감시선과 충돌해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해 양국이 책임 공방을 벌이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중국은 또 1999년부터 어족자원 보호를 목적으로 남중국해의 일부 지역에 대해 여름철 어로 활동 금지 조치를 취해 베트남과 필리핀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국은 올해 하계 금어기를 5월 1일∼8월 16일로 정하고, 불법 어로행위에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어로활동 금지 구역으로 정한 수역은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巖島>,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베이부만(北部灣·베트남명 통킹만) 부근 해역이다.

중국은 또 지난 4월에는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필리핀명 칼라얀 군도·베트남명 쯔엉사군도)의 80개 지세(地勢)에 이름을 붙였다.

중국 정부가 이름을 붙인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 내 80개 지세는 25개의 섬ㆍ사주(沙洲)ㆍ암초와 55개의 해저산맥 및 해령이다. 중국이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 내 지세에 대해 이름을 붙인 것은 1983년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약 90%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베트남,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부르나이 등 주변국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주변을 따라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을 긋고, 구단선 내 곳곳에 인공섬을 건설하면서 군사 기지화하고 있다.

9개의 선을 이으면 영어의 알파벳 U자 형태를 띠고 있어 'U형선'이라고도 불리며, 소가 혀를 늘어뜨리는 형상이라 하여 '우설선(牛舌線)'이라고도 칭한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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