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영사관 폐쇄 이어 '기자 추방' 맞불 놓나
후시진 "미, 중국 기자들 비자 안 내줘…보복 있을 것"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서로 상대 영사관을 폐쇄한 데 이어 상호 기자 추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총편집인은 4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서 미국이 중국 기자들의 비자를 연장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은 모든 중국 기자가 미국을 떠나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알기로 중국은 맹렬하게 보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기자 60여명을 추방하고 모든 중국 기자의 비자를 3개월로 단축한 이후 중국 기자들의 비자를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기자들은 어쩔 수 없이 미국을 떠나야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재 중국 기자들의 비자 만료 시한은 오는 6일로 다가왔지만 아무도 비자를 새로 받지 못했다고 그는 전했다.
또한 40명에 가까운 기자들이 지금까지도 비자 연장 수속에 관한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후 총편집인은 "중국은 좌시하지 않고 반드시 정당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에 수백명의 미국 기자가 있는데 중미 미디어 전쟁이 격화하면 누가 더 다칠지는 뻔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1년마다 중국 본토에서 활동하는 외국 기자들이 기자증을 갱신하도록 하는데 기자증을 회수하거나 기한 만료 이후 연장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미국 기자를 추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서는 이미 최근 국가보안법 도입 이후 서방 기자들이 비자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나왔다.
미국과 중국의 미디어 전쟁은 올해 초부터 시작됐다.
미국은 지난 5월 중국 언론인의 비자를 연장 가능한 90일짜리로 제한했다.
미국은 지난 2월 신화통신 등 5개 중국 관영 매체를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했으며 중국은 한 달 뒤 중국에 주재하는 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의 기자증을 회수해 이들을 사실상 추방했다.
지난 6월에도 미국은 CCTV, 인민일보, 환구시보 등 4곳을 외국사절단에 추가 지정했으며 중국은 이에 대응해 AP통신 등 미국 언론사 4곳의 경영자료를 요구했다.
미중 관계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이 휴스턴 주재 중국 영사관을 폐쇄하자 중국은 청두(成都)의 미국 영사관 폐쇄로 맞대응했다.
미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제재한 데 이어 중국 바이트댄스의 짧은 동영상 앱 틱톡까지 겨누고 있다. 틱톡의 이용자 정보가 중국 정부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를 든다.
틱톡은 미국 내에서 서비스가 금지되거나 미국 사업을 강제 매각해야 할 처지다. 틱톡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상하고 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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