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방위비협상 美 새대표에 '일본통' 도나 웰턴…협상영향 주목(종합)
직업외교관 출신…미일 방위비 협상 포함 전세계 방위비 협상 관장
일각서 주한미군 감축설 속 미 대선국면서 증액 압박 강화 우려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국측 대표에 '일본통'으로, 주아프가니스탄 부차석대사 등을 지낸 도나 웰턴이 임명됐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장기 표류하는 가운데 최근 북극권 조정관으로 자리를 옮기며 교체된 제임스 드하트 전 대표의 후임이 채워지면서 협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드하트 전 대표의 후임에 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국무부 정치군사국은 지난주 제임스 드하트를 우리의 신임 북극권 조정관으로 발표한데 이어 도나 웰턴을 우리의 신임 고위 협상가로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웰턴 신임 대표 임명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웰턴 신임협상대표는 드하트의 후임자로서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과 주일미군 주둔경비 분담 특별협정, 그리고 그 외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미국의 모든 방위 협력 및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드하트가 하던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웰턴 신임 대표는 최근에 아프가니스탄 카불 부차석대사로 재직했으며, 그에 앞서 일본과 인도네시아, 유엔 미국대표부 등에서 근무했다.
웰턴 신임 협상대표는 25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직업 외교관으로,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카불로 발령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현재 미국에서 아프가니스탄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나중에 국무부에 통합된 미 해외공보처(USIA)에서 1984년 직장생활을 시작해 주 핀란드 수석공사 등을 거쳤다.
일본 삿포로와 나고야에 근무하며 공공외교 관련 업무를 맡았던 그는 2013년 6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정무담당 공사로 일해 일본어가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 관련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일본 미술을 담당하는 큐레이터를 지낸 이색 경력도 갖고 있다.
국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웰턴 신임협상대표는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한국어와 인도네시아어, 독일어, 핀란드어 등을 배웠다고 돼 있다.
'일본통'인 웰턴 신임협상대표 인선은 곧 본격화될 일본과의 방위비 협상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도 웰턴이 내년 3월 시효가 끝나는 주일미군 주둔경비 분담 특별협정(이하 특별협정)의 갱신 협상을 이끌 미국 측 협상 대표로 내정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일 양국은 올가을부터 특별협정을 갱신하는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미 방위비 협상단은 지난 3월 말께 한국이 현재보다 13% 인상하는 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무려 50% 가까운 인상안인 13억달러를 요구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새 협상대표의 임명으로 교착 상태에 처한 한미 방위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선 국면에서 미국의 증액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최근 주독미군 감축 문제와 맞물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로 주한미군 감축설이 불거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방위비 협상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교가의 한 인사는 신임 협상대표 인선에 따른 협상 전망과 관련, "이미 한차례 트럼프 대통령이 잠정합의안을 뒤집은 바 있는 만큼 이번에도 협상대표가 어느정도 재량권을 가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누가 협상대표가 되더라도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대면협상 개시 시점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