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인도 '건국아버지' 간디 동전 속 인물로 검토
수낙 재무장관, 왕립조폐위원회에 의견 전달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영국 정부가 과거 자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영국을 상대로 비폭력 불복종 운동을 주도했던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1869~1948)를 기념하는 동전의 제작을 검토 중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의 리시 수낙 재무장관은 최근 왕립조폐자문위원회(RMAC)에 서한을 보내 흑인, 아시아인, 기타 소수민족이 역사에 "큰 공헌을 했다"면서 영국의 주화 제작에 더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영국 재무부는 특히 "RMAC가 간디를 기념하기 위한 주화 제작을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RMAC는 동전, 기념주화, 국가 공식 메달, 훈장 등의 소재와 디자인을 검토해 영국 재무장관에게 건의하는 독립된 위원회다.
미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사건 이후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영국으로까지 확산하자 영국 재무부는 소수인종·민족의 다양성을 각종 주화 제작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특히 간디가 영국과 인도의 현대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고려하면 영국 정부가 그를 동전 속 인물로 검토하는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간디는 영국의 인도 식민통치 기간에 민족지도자로서 비폭력·불복종 운동을 주도해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세계의 평화 담론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인도의 독립 영웅', '인도 건국의 아버지'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간디는 인도 현대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로 손꼽히며, 그의 생일인 10월 2일은 유엔에 의해 국제 비폭력의 날로 지정됐다.
간디를 동전 속의 인물로 검토해달라고 RMAC에 요구한 리시 수낙 재무장관도 부모가 인도에서 영국으로 건너온 인도계 이민 2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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