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로 마스크 소독해도 돼"…필리핀 대통령의 위험한 권고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종종 허위 정보를 퍼트린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위험한 권고로 구설에 올랐다.
1일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주 공개 연설에서 "재활용 마스크를 휘발유나 디젤로 소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해리 로케 대통령궁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농담하신 것"이라고 서둘러 진화했고, 마리아 로사리오 베르게이어 보건부 차관도 "대통령님의 농담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말을 믿고 그대로 따라 하는 국민이 나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야권인 리사 혼티베로스 상원의원도 "휘발유와 디젤을 세정제로 써서는 안 된다"면서 "가정에서 이를 시도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31일 TV 대국민 담화에서 "내가 알코올에 대해 말한 것은 진실"이라며 "알코올이 없으면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좀 사라. 그것이 세정제다"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농담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진실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필리핀 화학자 단체는 페이스북에 "휘발유를 세정제로 써서는 안 된다"면서 "흡입할 때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