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북한 경제성장률 0.4%, 3년만에 증가…한은 추정
농림어업·건설업 증가 전환…핵심산업 광공업은 감소폭 축소
1인당 GNI 140만8천원…한국의 3.8%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지난해 북한 경제가 3년 만에 성장한 것으로 한국은행이 추산했다.
다만 핵심 산업인 광공업 성장률이 여전히 마이너스(-)인 데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도 있어 본격적인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은은 31일 내놓은 자료에서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2016년(3.9%) 이후 3년 만에 성장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가 2017년 말 이후로는 더 강화하지 않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별 성장률을 보면 농림어업(2018년 -1.8%→2019년 1.4%)과 건설업(-4.4%→2.9%)이 증가로 전환하고, 광공업(-12.3%→-0.9%)은 감소폭이 축소됐다.
한은 관계자는 "2018년에는 주요 작물의 생육 기간에 폭염, 가뭄, 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업 생산이 저조했으나 지난해에는 기후 여건이 개선됐다"며 "건설업은 북한이 관광지구 개발을 위한 건설 활동을 활발히 하고, 전력 확충을 위한 발전소 공사를 본격화한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광업(-17.8%→-0.7%)은 석탄이 증가했으나 금속 및 비금속이 줄었다. 제조업(-9.1%→-1.1%)은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업(5.7%→-4.2%)은 화력 발전은 늘었으나 수력 발전이 줄었다.
지난해 북한의 산업구조는 광공업(29.4%→29.6%), 건설업(8.9%→9.7%), 서비스업(33.0%→34.1%) 비중이 커졌다. 특히 건설업 비중은 1990년 이후 최고치다.
농림어업(23.3%→21.2%) 비중은 2010년(20.8%) 이후 가장 작았다.
지난해 북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35조6천억원으로 우리나라의 1.8% 수준이다.
1인당 GNI는 140만8천원으로, 우리나라(3천743만5천원)의 3.8%에 그쳤다.
지난해 북한의 대외교역 규모는 전년(28억4천만달러)보다 14.1% 증가한 32억4천만달러다.
수출은 2억8천만달러로 14.4% 늘었다. 시계 및 부분품(57.9%), 신발·모자·가방(43.0%)의 수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수입(29억7천만달러)은 섬유제품(23.6%), 플라스틱·고무(21.3%), 식물성제품(29.2%) 등을 중심으로 14.1%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됐기 때문에 중국과의 교역이 크게 축소됐을 것"이라며 "북한 경제활동에도 당연히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교역에서 95%를 차지한다.
지난해 남북한 반출입 규모는 690만달러였다.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로는 반출입 실적이 미미한 수준이다.
한은은 1991년부터 관계기관으로부터 기초자료를 받아 유엔의 국민계정체계(SNA)를 적용해 북한 경제성장률을 추정해왔다. 산업구조와 1인당 GNI 등 명목 통계는 북한의 기초자료 입수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가격, 부가가치율 등을 적용한다. 한은은 추정치가 남북한 경제력 비교나 향후 남북 경제통합에 대비한 소요 비용산출에는 유용하나 다른 나라 지표와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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