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 발사…생명체 흔적 찾아라(종합2보)
화성 토양 샘플 채취해 보관…유인탐사 위한 장비 등도 시험
UAE '아말'·중국 '톈원-1호' 이어 올해 세 번째 화성탐사선
(서울·멕시코시티=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고미혜 특파원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새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생명체 흔적 찾기'의 임무를 띠고 화성을 향해 발사됐다.
NASA는 30일 오전 7시50분(미 동부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NASA의 다섯 번째 화성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를 쏘아 올렸다.
화성 탐사선 발사는 26개월에 한 번씩 지구와 화성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져 이른바 '발사의 창'이 열리는 시기에 이뤄져야 하는데, 올해는 7월 중순부터 8월 초 사이가 발사 적기였다.
퍼서비어런스는 최종 단계에서 차질이 생겨 세 차례 발사가 연기됐다가 이날 마침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 내년 2월 18일 화성 착륙 예정
아틀라스V 로켓에 실린 퍼서비어런스는 7개월간 약 5억㎞를 날아가 고대 삼각주로 추정되는 '예제로(Jezero) 크레이터'에 착륙하게 된다.
계획대로 된다면 화성 착륙 시점은 내년 2월 18일이다.
지금까지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구소련뿐이다. 다만 1971년 소련의 마스3호는 착륙 직후 통신이 끊겨 실패로 보기도 한다.
NASA는 지금까지 모두 8번 화성 착륙에 성공했고, 특히 지난 네 차례 로버 발사 때 모두 착륙에 성공했다. 돌발변수가 없는 한 퍼서비어런스 역시 성공적으로 화성에 착륙해 세계에 미국의 기술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퍼서비어런스는 지금까지의 NASA 화성탐사 로버 중 가장 규모도 크고 정교하다.
길이 3m에 자동차 크기로 6개의 바퀴가 달렸으며, 카메라와 마이크, 레이저, 드릴 등 고성능 장비가 장착됐다.
◇ 고대 생명체 흔적 찾을 토양 샘플 채취 임무
탐사임무의 공식 명칭은 '마즈 2020 퍼서비어런스'로,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고 지구로 가져올 토양·암석 샘플을 채취해 보관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예제로 크레이터는 30억∼40억 년 전 강물이 흘러들던 삼각주로 추정돼 유기 분자와 기타 미생물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유기물을 찾아내고 암석과 토양 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장비가 탑재된 퍼서비어런스가 이곳 토양·암석 샘플 등을 채취해 수십 개 티타늄 튜브에 담아 화성의 약속된 장소에 보관한다.
이 샘플들은 추후 발사될 또다른 로버에 의해 수거돼 다른 우주선에 전달된 후 오는 2031년 지구로 보내지게 된다. 지구에서 고성능 현미경 등의 장비로 샘플을 분석해 생명체 존재 여부를 연구할 예정이다.
◇ 화성 유인탐사 발판 마련 임무도
퍼서비어런스의 또다른 임무는 각종 장비와 기술을 시험하며 향후 이뤄질 화성 유인탐사의 길을 닦아두는 것이다.
퍼서비어런스에 함께 실린 1.8㎏의 소형 헬리콥터 '인저뉴어티'(Ingenuity)는 화성에서 첫 동력 비행을 시도한다. 라이트형제의 첫 동력 비행에 비견되는 인저뉴어티의 시험 비행이 성공하면 화성 항공 탐사도 가능해진다.
또 화성 대기에서 산소를 뽑아내 로켓 추진 연료와 호흡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험도 수행한다.
미국은 오는 2030년대에 화성 유인 탐사를 계획하고 있다.
◇ 중국·UAE도 최근 화성탐사선 발사
퍼서비어런스 발사는 중국의 '우주굴기'와도 맞물려 주목된다.
지난해 달 뒷면에 '창어(嫦娥) 4호'를 착륙시키며 우주굴기를 과시한 중국은 지난 23일 하이난(海南) 원창 우주발사장에서 첫 화성탐사선 톈원(天問)-1호를 쏘아 올렸다.
또 지난 20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의 화성탐사선 '아말'(희망)이 일본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유럽우주국(ESA)과 러시아연방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가 합작해 7월 중 발사할 계획이던 화성탐사 로버 '로잘린드 프랭클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준비 차질로 무산됐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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