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비판 전 칭화대 교수, '성매매 혐의 부인' 법적대응 나서"

입력 2020-07-30 19:25
"권력비판 전 칭화대 교수, '성매매 혐의 부인' 법적대응 나서"

홍콩매체 명보 보도…쉬장룬 전 교수 변호인 "모함" 주장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 최고지도부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이어오다 최근 성매매 혐의로 경찰에 구류되고 교직에서도 해고된 칭화(淸華)대 전직 교수가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홍콩매체 명보에 따르면 개혁 성향의 지식인 쉬장룬(許章潤·57) 전 칭화대 법대 교수는 최근 변호사를 선임했다.

쉬 전 교수는 지난해 12월 동료 학자들과 쓰촨성 청두(成都)에서 열린 한 교류행사에 참석했는데, 청두 공안 측은 쉬 전 교수가 이 기간 성매매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쉬 전 교수는 혐의를 완전히 부인하는 상태다.

지난 6일부터 10여일간 공안에 행정구류됐던 쉬 전 교수는 28일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 사건을 의뢰했다.

변호인 측은 "적절한 시기에 행정구류에 대해 재심을 제기할 것이며 소송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성매매 주장은 모함"이라고 변호했다.

한편 학교 측은 지난 15일 "쉬 전 교수가 성매매 혐의로 행정구류됐고, '신시대 고등교육기관 교수 직업준칙'을 위반한 글을 수차례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관련 회의를 열고 쉬 전 교수 해고를 결정했다고 공개했다.

변호인은 "쉬 전 교수가 칭화대 내부 건에 대해 법률적 도움을 구하지는 않았지만, 필요할 경우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헌법 이론과 서구 법철학을 전공한 쉬장룬은 중국의 대표적 개혁 성향 학자다.

그는 2018년 국가주석 임기 제한 규정을 없애 사실상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영구 집권' 길을 터준 개헌을 비판하는 글을 발표했다가 작년 3월 칭화대에서 정직 징계를 받았다.

올해 초에도 중국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비판하는 글을 발표했다.

또 최근 구금에서 풀려난 후 칭화대 동문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극단적인 권력은 반드시 패배한다"며 "내 땅에도 끝내 자유가 도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bs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