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부패 스캔들 핵심 조 로우 마카오 은신…중국, 비호 부인

입력 2020-07-30 13:33
말레이 부패 스캔들 핵심 조 로우 마카오 은신…중국, 비호 부인

경찰청장 "조 로우와 공범 때문에 나라 빚더미 올라…계속 노력"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경찰이 '1MDB 비리 스캔들' 핵심 인물인 조 로우가 중국 마카오에 은신했다고 지목하자 중국 정부가 비호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30일 일간 더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 압둘 하미드 바도르는 "조 로우가 마카오에 은신 중"이라며 "그와 공범들 때문에 나라가 빚더미에 올랐다. 우리는 그가 감옥에 갇힐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 로우의 가족들은 홍콩에 은신해 있다"며 "그를 데려와 법의 심판을 받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업자인 조 로우는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의 측근으로서 비자금 조성과 실무를 담당한 혐의로 미국과 말레이시아 양국에서 기소됐지만 5년째 도주 중이다.



나집 전 총리는 2009년부터 총리직을 수행하다 2018년 5월 총선에 패배해 자리에서 물러난 뒤 부패 스캔들로 수사받았다.

'1MDB'는 나집 전 총리가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2009년 설립한 국영투자기업으로, 이 회사와 관련해 나집과 조 로우 등 측근들이 총 45억 달러(5조2천억원)를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42개 혐의로 기소된 나집 전 총리는 이달 28일 7개 혐의로 먼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고, 나머지 더 큰 재판을 앞두고 있다.

말레이시아 수사진은 "나집 전 총리를 거울 앞에 세우면 조 로우를 볼 수 있고, 조 로우를 거울 앞에 세우면 피고인을 볼 수 있다"며 조 로우를 인터폴을 통해 수배하고, 은신처를 추적해왔다.

조 로우는 할리우드 스타들과 초호화 요트 파티 등을 즐겼고,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들은 중국 정부 조 로우를 비호해 체포에 실패했다는 추정 기사를 내놓았다.



이에 쿠알라룸푸르 주재 중국 대사관은 "중국 경찰은 말레이시아 경찰로부터 받은 모든 단서를 근거로 진실하게 추적했지만, 불행히도 관련자(조 로우)를 찾지 못했다"며 "우리가 비호했다는 비난은 근거가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범죄 퇴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 중국은 외국인 범죄자들을 보호하지 않는다"며 "말레이시아에서 추가 정보를 넘겨받는 대로 지속해서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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