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현산 사실 왜곡…거래종결 회피하고 책임만 전가"
현산에 거래종결 절차 협조 촉구…"진정성 있으면 인수 이후 위한 점검 협의에 응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아시아나항공[020560] 매각 작업이 안갯속에 빠진 가운데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002990]이 30일 재실사를 요구하고 나선 HDC현대산업개발[294870]에 "이미 영업·재무 상태 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현산이 거래 종결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는 전제 하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경영을 위한 점검 관련 협의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금호산업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현산이 마치 충분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거래 종결을 회피하면서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전가하고 있다"며 "진정성 있는 자세로 거래 종결을 위한 절차에 협조해달라"고 촉구했다.
금호산업은 현산이 작년 12월27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대규모 인수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해왔으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재무 상태, 자금 수지를 비롯한 경영 전반에 걸친 모든 자료를 수개월간 검증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현산 인수준비위의 실사·검증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했고, 이에 따라 현산 측은 현재까지도 인수준비위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았다는 것이 금호산업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 관계자는 "이는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산은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상황 재점검을 위한 재실사를 요구했다.
금호산업은 현산이 문제 삼은 선행조건 충족과 재점검 사항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재무제표 대비 실적 악화나 채권은행의 1조7천억원 추가 차입, 영구 전환사채(CB) 등의 이슈 모두 이미 현산 최고경영진에 보고한 상황이라는 것이 금호산업의 설명이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투자손실 문제 등도 이미 정보 제공이 됐고, 계약서상 공개 목록에 포함돼 문제 삼지 않겠다고 이미 합의된 사항이라고 금호산업은 설명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현산에 설명할 때에는 어떠한 문제나 의문점을 제기하지 않고 느닷없이 공문을 통해 재점검을 요청해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진뿐만 아니라 채권단도 매우 당황스러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산이 제기하는 문제는 거래 종결을 거부하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현산이 조속히 거래 종결을 위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실사 요구가 결국 거래 종결을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금호산업은 "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 의사를 가지고 현재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 종결이 이뤄지는데 최대한 협조할 일말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의 신의성실을 다하는 차원에서 현산과의 협의의 가능성은 열어 놓겠다"고 밝혔다.
현산의 재실사 제안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의 경영을 위해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점검이라면 협조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금호산업은 "다만 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의사를 표명하면서 현재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종결이 이루어지는데 최대한 협조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거래 종결을 위한 신뢰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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