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사가 나약해서…" 트럼프, 포틀랜드 연방요원 철수에 독설

입력 2020-07-30 11:02
수정 2020-07-30 11:05
"주지사가 나약해서…" 트럼프, 포틀랜드 연방요원 철수에 독설

오리건 주지사 "연방요원 철수하기로" 발표에 발끈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리건주 포틀랜드 시위 현장에서 연방 요원이 철수하기로 하자 주지사 등을 향해 "나약한 사람들"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포틀랜드와 관련해 우리는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무정부주의자이며, 급진적이고 정신이 나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앞서 포틀랜드에 투입된 연방 요원들이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무력으로 강경 진압해 논란을 빚던 끝에 결국 철수하기로 했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그는 "그들이 금방 도시를 안전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다른 수가 없다. 우리가 진입해 정리할 수밖에 없다"며 연방 요원 재투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민주당 소속인 오리건 주지사, 포틀랜드 시장 등을 겨냥해 "이는 주지사와 시장이 매우 나약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라며 "급진주의자, 무정부주의자들이 이들을 조종하고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앞서 케이트 브라운 주지사 등은 연방 요원 철수를 요구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브라운 주지사는 이날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연방 요원의 단계적 철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포틀랜드 시내에서 연방 건물을 지키던 세관국경보호국(CBP),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철수할 예정이다.

대신 주 소속 경찰이 포틀랜드 시내에 투입돼 연방 건물 밖을 지키고, 연방 요원들은 건물 안을 지킬 계획이라고 브라운 주지사는 덧붙였다.



포틀랜드에 연방 요원이 투입된 것은 지난 6월 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워싱턴주 시애틀, 워싱턴DC 등에도 연방 요원 투입을 강행하고 있다.

또 클리블랜드, 밀워키, 디트로이트에도 폭력 범죄 차단을 이유로 연방 요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목이 눌려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미 전역으로 인종차별 철폐 시위가 확산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앞세워 강경 진압을 고수하고 있다.

newgla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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