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신 수습하는 볼리비아 경찰…감염·사망도 속출
경찰이 집·거리에 방치된 시신 수습…1천 명 넘게 감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는 볼리비아에서 경찰들이 집이나 거리에서 숨진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수습하면서 감염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리비아 경찰은 수도 라파스와 인근 엘알토 지역에서만 지난 4월 이후 3천300구 이상의 시신을 수습했다.
이중 80%는 코로나19 사망자로 추정된다.
볼리비아엔 지금까지 7만2천327명의 코로나19 확진자와 2천720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중남미 대부분 국가처럼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있을 것으로 의심된다.
이달 들어서 더욱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병원도 포화상태가 됐고 병원에 가지도 못하고 집이나 거리 등에서 숨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장례업체들이 시신을 수습하고 매장하는 일도 벅차 일부 지역에선 시신이 거리에 하루 넘게 방치되기도 한다.
늘어나는 시신을 최일선에서 마주하는 임무가 경찰에게 주어졌다.
최근 들어 수습해야 할 시신이 더 많아져 닷새 동안 라파스와 산타크루스 두 대도시에서만 경찰이 420구의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관들이 최소한의 보호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일을 하다 감염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이미 볼리비아 경찰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천 명이 넘고, 사망자도 100명에 육박했다.
경찰관들이 코로나19로 사망한 동료 경찰의 시신을 수습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다.
엘알토 지역 경찰 왈터 소사는 로이터에 전날 경찰 시신 3구를 수습했다며 "우리도 인간이고 다른 사람들처럼 감염될 수 있다. 최일선에 있기 때문에 감염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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