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전 정권 부패실태 개봉박두?…국영석유 전사장 재판 주목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 수사로 확대될지 관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직전 정권 주요 인사인 국영석유회사 페멕스 전 사장에 대한 부패 혐의 재판이 진행되면서 부패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는 에밀리오 로소야(45) 전 페멕스 사장에 대한 재판이 이틀째 화상으로 진행됐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정권에서 2012∼2016년 페멕스를 이끌던 로소야는 뇌물수수와 돈세탁 혐의 등으로 2019년 기소된 후 도주해오다 최근 스페인에서 체포돼 지난 17일 멕시코로 송환됐다.
브라질 대형건설사 오데브레시로부터 1천만달러(약 119억원)가량의 뇌물을 받고, 페멕스 사장 시절엔 재정 상태가 열악한 비료회사를 부풀려진 가격에 인수한 것 등이 로소야에게 제기된 혐의다.
로소야는 2018년 12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권이 들어선 후 부패 혐의를 받은 가장 고위급 인사인 데다, 그에 대한 수사가 직전 정권 최고위층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멕시코 언론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그의 재판과 관련한 사항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다.
로소야는 전날 첫 재판에서 결백을 주장했다.
현지 매체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소야의 변호인은 로소야가 "조직적인 권력 기구"에 의해 이용당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을 '이용'한 이들을 밝힐 것임을 시사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로소야가 "(관련자들의) 이름을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이 직접 수사대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로소야는 2012년 대선 당시 페냐 니에토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고, 오데브레시로부터 받은 뇌물은 대선 전과 취임 후 페냐 니에토에게 흘러 들어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전날 코로나19보다 부패가 멕시코엔 더 큰 문제라며 이번 사건이 "멕시코 부패를 척결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로소야는 멕시코 도착 직후 빈혈 등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전날 법원은 로소야가 전자발찌 등을 착용하는 것을 조건으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을 수 있도록 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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