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속 중일 외교장관, 경제 협력 재개 추진(종합)
中왕이, 美겨냥 "일본, 코로나19 정치화 반대해야"
日모테기, 센카쿠 주변 中선박 접근에 항의…홍콩보안법에 우려 전달
(베이징·도쿄=연합뉴스) 심재훈 이세원 특파원 =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외교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실상 중단된 경제 협력을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29일 통화에서 양국 간 왕래 재개를 위한 협의를 조속히 시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현재 중일 관계가 총체적으로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상반기 양국 무역 협력이 작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는데 이는 매우 값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왕 국무위원은 코로나19 후 양국 간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각급 간 대화와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양국은 기존의 대화 체제를 가동하고 각 부문과 업종, 민간의 교류를 증진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면서 "양국 인원 왕래를 가속하기 위해 '신속 통로'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일 양국은 유전자 증폭(PCR) 검사 실시를 조건으로 사업 목적의 경제인 왕래를 서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기로 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일본이 미국의 동맹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수호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왕 국무위원은 "세계무역기구(WTO)를 지지하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한중일,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체제가 역할을 하도록 하고 중일한 자유무역협정을 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코로나19의 정치화와 잘못된 언행으로 방해하는 것에 반대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모테기 외무상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주변 등 해양 분야에서 벌어지는 과제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고 중국 측의 행동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다.
중국 당국 선박이 센카쿠 열도에 연일 접근하는 등에 대해 항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테기 외무상은 홍콩과 관련한 일본 정부의 우려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대해 일본 내에서 비판이 비등하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 외교부는 센카쿠 열도나 홍콩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는 내용은 뺀 채 "양국은 기타 공동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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